<앵커>
이 산 저 산 떠돌아다니며 밤마다 산에 텐트를 치고 도박판을 벌인 사람들이 구속됐습니다. 영화 속에서나 보셨던 장면들일 텐데, 실제와 얼마나 비슷했는지 한 번 비교해보시죠.
정반석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4월 경기도 한 야산입니다. 산 중턱에 쳐진 임시 텐트 안에 50여 명이 모여 있습니다.
화투를 치고 소리를 지르고, 한쪽에선 바쁘게 돈이 오갑니다.
[어머니들 어떡해, 얼마 들었어. 자, 이건 무조건 끊을게, 하나, 둘!]
한쪽에서 화투패를 돌리면 이길 것 같은 패에 돈을 거는 방식이어서 수십 명이 한꺼번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판돈이 최소 500만 원 수준인데다 한 판에 3분이면 충분해 한 시간 동안 수억 원이 오가기도 합니다.
[전 도박장 관계자 : 많게는 백 명도 상대를 하는 도박이기 때문에 한 판에 실리는 게 최하로 못 실리면 천만 원에서 어떤 때는 판이 크면 몇 억까지도 실리는….]
전국 야산을 돌며 모였다 흩어지는 형태로 운영하며 단속의 눈길을 피했습니다.
도박장 운영자가 당일 저녁 6시쯤 참여자들에게 문자로 주소를 보내면, 참여자들이 그 장소에 서 있는 승합차를 타고 텐트가 쳐진 산 중턱으로 모였습니다.
[전 도박장 관계자 : 주로 가정주부들, 건달들. 주로 그런 사람들이 많이 옵니다. 사전에 직장 생활하다가도 도박에 발을 잘못 디뎌놓고 망가진 사람들….]
도박판이 벌어졌던 현장입니다. 보시다시피 수풀과 나무들로 둘러싸여 인적이 드문 장소입니다.
텐트를 치기 위해 바닥이 반듯하게 다져져 있고, 돈다발을 묶는 데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고무줄도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경찰은 6개월간 70번 산속 도박장을 개설한 혐의로 이 모 씨 등 2명을 구속해 검찰에 넘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