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오늘(4일) 우리나라에 왔습니다. 사드 갈등 이후 3년 만에 우리나라에 온 건데 중국을 압박하고 있는 미국을 향해서 날 선 발언들을 쏟아냈습니다.
임상범 기자입니다.
<기자>
왕이 외교부장의 방한은 지난 2016년 사드 갈등이 불거진 뒤 처음입니다.
공개된 모두 발언에서 강경화 외교장관은 '사드 보복' 해제 문제를 꺼냈습니다.
[강경화/외교장관 : 다소 미진한 부분에 대해선 개선 발전시킬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 심도 있는 논의를 할 수 있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합니다.]
왕 부장은 대답 대신 미국을 겨냥해 뼈 있는 말을 쏟아냈습니다.
[왕이/中 외교부장 : 큰 나라가 작은 나라를 괴롭히고 자신의 힘만 믿고 약한 자를 괴롭히고 남에게 강요하는 것에 반대합니다.]
무역 전쟁에서의 관세 카드와 홍콩, 위구르 인권법 등으로 중국을 압박하는 미국에 대한 메시지를 동맹인 한국 국민 앞에서 던진 겁니다.
2시간 넘게 진행된 회담에서는 시진핑 주석의 내년 초 방한을 놓고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 국민이 이런 일(시 주석 방한)을 많이 기대하고 있나요?]
화웨이 보이콧 같은 민감한 얘기는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중국 언론들은 속내를 드러냈습니다.
중국의 한 관영 영자지는 오늘 "한국이 미국의 중거리 미사일을 배치하면 감당할 수 없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며 노골적으로 압박했습니다.
왕 부장이 내일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해 꺼낼 얘기도 관심사입니다.
미국과의 힘겨루기 속에 중국이 한국 끌어안기에 나선 모양새지만, 미국을 의식할 수밖에 없는 우리 외교는 다시 시험대에 오른 것으로 보입니다.
(영상취재 : 김원배, 영상편집 : 이재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