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범 김구 선생이 광복 직후 전남 목포의 한 교회에 남긴 것으로 보이는 친필 휘호가 70여년 만에 공개됐습니다.
27일 목포문화원에 따르면 목포 남부교회는 백범 김구 선생이 직접 써 교회에 전달했다는 휘호를 최근 공개했습니다.
휘호는 '존경상제(尊敬上帝)'로 '조물주 하나님을 존경합니다'라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병술년(1946년) 가을, 김구'라는 글씨와 '목포남부교회'도 함께 쓰여 있습니다.
김구 선생이 목포를 방문한 시기는 남한만의 단독정부 수립을 반대하며 남도 순회 강연을 하고 있던 시기로 추정됩니다.
선생은 당시 목포 공설운동장에서 시국강연회를 열었습니다.
지금은 사라진 유달호텔에 머물던 김구 선생은 목포 남부교회 조승제 목사와 신도들이 찾아와 선생을 위한 기도를 해주자 화답 차원에서 글을 써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목포문화원 박승 향토문화연구위원은 "백범 선생이 쓰신 휘호가 목포 남부교회에 있다는 것을 이번에 처음 알았다"며 "평소 쓰셨던 필체와 달리 손이 조금 떨린 듯한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지금은 작고한 조 목사는 김구 선생의 휘호를 교회에 가져왔으며 글씨는 70여년 동안 교회 사무실에 걸려 있었습니다.
목포남부교회 김상열(88) 장로는 "제가 백범 선생을 당시 뵙지는 못했지만 조 목사님이 글씨를 선물로 받았다는 것은 확실하다"며 "'목포남부교회'라고 쓰여 있어서 귀중한 글이 도둑맞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사진=목포 남부교회,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