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중부의 한 국립공원에서 코끼리 6마리가 폭포에서 떨어져 죽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현장에선 숨을 쉬지 않는 새끼를 구하려고 분투하는 부부 코끼리의 모습도 목격됐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습니다.
방콕포스트 등 현지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어제(5일) 오전 태국 중부 카오야이 국립공원 내 해우 나록 폭포 아래에서 코끼리 6마리가 사체로 발견됐습니다.
공원 관리들은 앞서 그날 새벽 3시쯤 폭포 옆 도로를 막고 있던 코끼리 무리를 숲으로 돌려보내던 중 큰 울음소리를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이 울음소리는 코끼리들이 3단으로 이뤄진 높이 150m의 계단형 폭포인 해우 나록 아래로 떨어지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세 시간 뒤 공원 측은 폭포 중간 지점의 못에서 생후 3살로 추정되는 어린 코끼리의 사체를 발견했습니다.
주변 절벽에는 코끼리 한 쌍이 탈진한 채 오도가도 못하고 있었고, 폭포 최하단에선 코끼리 5마리의 사체가 추가로 확인됐습니다.
공원 측은 밧줄을 동원해 오후 2시 30분쯤 살아남은 코끼리 두 마리를 안전한 장소로 끌어내고 먹이를 제공했습니다.
사고 경위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코끼리의 습성을 고려할 때 폭포에서 떨어지려는 다른 코끼리를 구하려다 잇따라 추락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공원 관계자들은 이번 사고에 대해 새끼 코끼리가 폭포로 미끄러져 떨어지면서 발생했다고 말했다고 BBC방송은 전했습니다.
살아남은 한 쌍의 코끼리에 대해선 장기적으로는 생존에 어려움을 겪게 될 거란 우려가 제기됐습니다.
코끼리는 무리를 지어 생활하면서 자신을 보호하고 먹이를 찾는 건 물론 무리 내 다른 코끼리가 죽으면 크게 슬퍼하는 동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카오야이 국립공원에서 가장 높은 폭포인 해우 나록에선 1992년에도 코끼리 8마리가 떨어져 몰살하는 등 유사한 사고가 종종 발생해 왔습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이 폭포는 '지옥의 폭포'로도 불립니다.
태국에는 아시아 코끼리 7천마리 정도가 서식하며, 이중 절반가량은 야생입니다.
(사진=태국 국립공원·야생동식물보호부(DNP) 홈페이지 캡처,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