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톡홀름 노딜' 북미, 돌아서자마자 책임 공방

약 7개월 만에 어렵사리 재개된 '북미 협상'이 별다른 성과 없이 결렬되면서 양측의 책임 공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북한은 "미국이 빈손으로 나왔다"고 비난했고, 미국은 "창의적 아이디어들을 가져갔다"며 반박했습니다.

올해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된 직후,양측의 책임 공방과 비슷한 양상입니다.

협상이 결렬된 뒤 먼저 공식 입장을 밝힌 건 북한입니다.

실무협상 북측 협상대표인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는 현지시간 5일 오후 6시 30분쯤 스웨덴 스톡홀름 외곽 북한대사관 앞에서 성명을 발표하고 미국을 비난했습니다.

협상장을 빠져나온지 15분만입니다.

김 대사는 "이번 협상이 아무런 결과물도 도출되지 못하고 결렬된 것은 전적으로 미국이 구태의연한 입장과 태도를 버리지 못한 데 있다"면서 "(미국은) 우리를 크게 실망시키고 협상의욕을 떨어뜨렸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이 빈손으로 협상에 나온 것은 결국 문제를 풀 생각이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비난했습니다.

3시간여만에 미국도 입장을 내고 북한의 주장을 반박했습니다.

모건 오테이거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대북 협상'이라는 제목의 성명을 통해 "북한 대표단에서 나온 앞선 논평은 오늘 8시간 반 동안 이뤄진 논의의 내용이나 정신을 반영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미국은 창의적인 아이디어들을 가져갔으며 북한 카운터파트들과 좋은 논의를 가졌다"고 강조했습니다.

노골적으로 북한을 공격하지 않는 선에서 북한의 '미국 책임론'에는 선을 그은 겁니다.

북미의 공방은 이른바 '새로운 접근법'을 둘러싼 양측의 시각차를 반영하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오테이거스 대변인은 "70년간 한반도에서 이어온 전쟁과 적대의 유산을 단 한 차례 토요일(만남의) 과정을 통해 극복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제한 뒤 "미국과 북한은 모두 강력한 의지가 필요하다", "미국은 그러한 의지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오테이거스 대변인은 이어 "모든 주제에 대한 논의를 계속하기 위해 2주 안에 스톡홀름으로 돌아와 다시 만나자는 스웨덴 주최측의 초청을 수락할 것을 제안했다"고 덧붙였습니다.

김 대사는 그러나 "우리는 미국 측이 우리와의 협상에 실제적인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판단한 데 따라 협상을 중단하고 연말까지 좀 더 숙고해 볼 것을 권고했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