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야권 지도자 후안 과이도 의장이 베네수엘라 땅을 다국적 기업에 넘기려 한다며 반역죄로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6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일간 엘나시오날에 따르면 마두로 대통령은 전날 방송 연설에서 과이도 의장이 분쟁지역인 에세퀴보를 엑손모빌 등 다국적 기업에 넘겨주려 한다며 "이는 국가에 대한 반역죄이므로 검찰이 신속히 조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에세퀴보는 베네수엘라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가이아나가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곳으로, 베네수엘라는 오래전부터 자국 영토라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2015년 미국의 글로벌 에너지기업 엑손 모빌에 가이아나 정부와 15만9천㎢에 달하는 에세퀴보 지역에 대한 석유 개발 계약을 맺자 베네수엘라는 거세게 반발한 바 있다.
마두로 대통령 측이 이날 증거로 제시한 음성 파일엔 과이도 의장이 임명한 영국 대사 등 야권 인사들이 "야권이 에세퀴보에 대한 주권 주장을 버리면 영국으로부터 큰 지지를 받을 것"이라고 말한 내용이 담겼다.
가이아나는 1966년까지 영국령이었다 독립했다.
베네수엘라 검찰은 마두로 대통령의 지시 직후 수사에 착수했다.
타렉 윌리암 사브 베네수엘라 법무장관은 6일 "에세퀴보가 우리 땅이라는 베네수엘라의 역사적인 주장을 몰래 철회하려 한 불법 협상"과 관련해 과이도 의장의 연루 여부를 조사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과이도 의장은 마두로 대통령이 부정 선거를 통해 연임에 성공했다고 주장하며 지난 1월 자신이 베네수엘라의 '임시 대통령'이라고 선언했다.
미국 등 50여개국이 과이도 의장을 지지했다.
마두로 정권은 지난 4월 과이도 의장에 대한 면책특권을 박탈하고 여러 혐의를 씌웠지만 아직 체포에 나서지는 않고 있다.
(연합뉴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