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K저축은행 새 사령탑으로 석진욱 수석코치 선임

남자프로배구 OK저축은행이 우여곡절 끝에 새 사령탑으로 석진욱 수석코치를 선임했습니다.

OK저축은행 배구단은 올 시즌이 끝난 후 자진해서 사퇴한 김세진 전 감독의 후임으로 석진욱 수석코치에게 지휘봉을 맡기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OK저축은행은 김호철 남자대표팀 감독이 '팀을 맡아보겠다'고 먼저 제안하면서 사령탑 선임에 혼선을 빚었지만, 예정대로 석진욱 신임 감독 체제를 확정했습니다.

올해 43살의 석진욱 신임감독은 "기회를 주신 구단주와 구단 관계자께 감사하다. 팀을 잘 아는 만큼 늘 선수들과 소통하고 함께 훈련하며 최선을 다해 팀워크가 강한 멋진 팀으로 만들어 보겠다"고 밝혔습니다.

OK저축은행 배구단 관계자는 "석진욱 감독은 OK저축은행 선수를 가장 잘 아는 지도자다. 그는 팀의 수석코치로 활동하며 다년 간의 검증을 거쳤다"며 "팀 분위기를 쇄신하고 재창단의 각오로 새로운 도약을 이끌 적임자다. 선수단의 체질 개선뿐만 아니라, 승리의지를 더욱 고취시켜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사령탑 선임 배경을 밝혔습니다.

OK저축은행은 석진욱 감독과 합의 하에 세부계약조건은 공개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석진욱 신임 감독은 남자 프로배구를 대표하는 '살림꾼'으로 삼성화재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스타 플레이어 출신입니다.

실업 배구 시절이던 1999년 삼성화재에 입단한 석 감독은 15년에 걸쳐 선수 생활을 하며 실업배구 9연패와 77연승에 앞장섰습니다.

또 2005년 프로 출범 후 5차례 정규리그 우승과 7차례 챔피언결정전 우승에 힘을 보탰습니다.

석 감독은 키 186㎝로 공격수치고는 단신에 속하지만, 삼성화재가 남자배구 최강의 자리에 올라서는 데 중심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탁월한 센스와 오랜 훈련이 뒷받침돼야만 정상급 기량을 갖출 수 있다는 수비 능력이 석 감독만의 강점이었습니다.

통산 3천236개의 리시브(세트당 4.73개)를 기록했고, 필요한 순간마다 시간차 공격이나 블로킹 등으로 점수를 따내는 데도 능력을 보였습니다.

양쪽 무릎에 수차례 메스를 댈 정도로 부상을 달고 사는 30대 중반 노장임에도 '강호' 삼성화재에서 주전으로 활약해 '배구도사'를 빗대 '돌(石)도사'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습니다.

석 감독은 2013년 7월 현역에서 은퇴하면서 김세진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OK저축은행 수석코치를 맡아 2014-15시즌과 2015-16시즌 등 두 차례 챔프전 우승을 이끌었습니다.

석 감독이 OK저축은행 사령탑에 오르면서 인하사대부고 시절 전국대회 전관왕을 합작했던 43살 동기인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 장병철 한국전력 감독과 '동기 대결'을 벌이게 됐습니다.

아울러 신진식 삼성화재 감독과 권순찬 KB손해보험 감독을 포함해 삼성화재 전성기를 합작했던 삼성 출신 감독은 최태웅, 장병철, 석진욱 감독 등 5명이 됐습니다.

(사진=OK저축은행 배구단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