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혼외자에 대한 불법 정보조회에 관여한 혐의로 기소된 남재준 전 국가정보원장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것에 대해 검찰이 항소했습니다.
검찰은 오늘(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에 항소장을 제출했습니다.
남 전 원장은 검찰이 '댓글 수사'를 벌이던 2013년 채동욱 전 총장의 혼외자에 대한 첩보 보고를 받고 이를 검증하라고 지시한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검찰은 당시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한다는 보도가 나오자, 수사를 방해하기 위해 남 전 원장 등이 국내 정보 수집부서장을 거쳐 송모 당시 정보관에게 해당 첩보를 검증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4일 1심 재판부는 "남재준 전 원장이 서천호 전 국정원 2차장에게 채 전 총장의 혼외자 첩보를 검증하도록 명시적으로 승인했다고 보기 어렵고, 묵시적으로 승인했다고 하기도 분명치 않다"며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다만 기소된 나머지 국정원 간부들은 불법적인 정보조회에 관여한 것으로 인정하고 서천호 전 차장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함께 기소된 국정원 직원 문 모 씨에게는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 송 모 씨에게는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습니다.
검찰은 1심 선고 직후 남 전 원장이 무죄를 받은 것을 두고 "검찰총장을 찍어내려는 작업에 국정원 국장, 차장이 모두 유죄를 선고받았는데, 국정원장 모르게 진행됐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국정원에 면죄부를 준 것"이라며 항소할 뜻을 밝혔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