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와이번스가 선발진의 연쇄 부진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믿었던 에이스 메릴 켈리(30)마저 무너졌다.
켈리는 1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전에 선발로 등판해 5⅔이닝 7피안타(1피홈런 포함) 4볼넷 1탈삼진 6실점(4자책)을 기록했다.
출발은 나쁘지 않았다. 1회말을 실점 없이 막은 켈리는 1-0 리드를 잡은 2회말 오재일에게 솔로 홈런을 내줘 동점을 허용했다.
결국, 4회말 전세가 뒤집혔다. 실책이 뼈아팠다. 켈리는 1사 1, 3루에서 김재호를 유격수 방면 땅볼로 유도했다.
하지만 2루수 최항이 포구 실책을 저질러 주자가 모두 살았다. 이때 양의지가 홈으로 들어와 1-2로 역전됐다.
찜찜한 실책 이후 켈리는 흔들렸다. 계속된 2사 만루에서 최주환과 허경민에게 연속 볼넷을 내주면서 밀어내기로 추가 2실점 했다.
실책이 나오며 평정심을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긴 했지만 연속 밀어내기 볼넷은 에이스답지 않은 모습이었다.
6회말에도 마운드에 오른 켈리는 선두타자 스콧 반 슬라이크를 볼넷으로 내보냈고, 조수행의 보내기 번트, 허경민의 적시타로 한 점을 내준 뒤 김태훈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이후 김태훈이 추가 실점하면서 켈리의 실점은 6점, 자책점은 4점으로 늘어났다.
켈리가 두산 세스 후랭코프와의 선발 싸움에서 밀리며 경기 흐름은 두산 쪽으로 넘어갔다. 결국, SK는 3-6으로 패하며 3연패에 빠졌다.
켈리의 부진이 아쉬운 이유는 또 있다. SK 선발진이 최근 자기 역할을 못 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9일 마산 NC전에서 김광현이 4⅓이닝 4실점, 10일 마산 NC전 문승원 1⅔이닝 4실점, 11일 문학 KIA전 박종훈 4이닝 6실점, 12일 문학 KIA전 앙헬 산체스 ⅓이닝 10실점(9자책점) 등 차례로 무너졌다.
최근 선발투수들이 집단 난조에 빠지며 연패에 빠진 상황이었기에 켈리의 호투가 중요했다.
트레이 힐만 감독도 경기 전 "선발투수가 경기 흐름에서 중요하다"며 켈리의 호투를 기대했지만, 기대에 보답하지 못했다.
선발진을 구성하는 5명 전원이 시즌 막판 나란히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SK는 당혹스러운 상황을 맞게 됐다.
(연합뉴스/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