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북부 치앙라이주(州)의 한 동굴에 들어갔다가 연락이 끊겼던 유소년 축구팀 선수들과 코치가 실종 열흘만인 2일(이하 현지시각) 무사한 것으로 확인됐지만 이들을 당장 동굴 밖으로 데리고 나오기에는 난관이 적지 않습니다.
동굴 안쪽에 아직 물이 차 잠수를 하지 않고는 빠져나오기가 어려운데다 만 9일동안 어둠과 추위에 떨었던 아이들의 건강 상태가 불투명합니다.
이에따라 당국은 아이들이 건강을 회복할때까지 버틸 수 있는 충분한 양의 식량과 의료 지원을 하는 한편, 이들이 구조대와 함께 동굴을 빠져 나올 수 있도록 잠수 교육도 시킬 예정입니다.
3일 태국 구조당국에 따르면 수색팀이 실종자들을 발견한 장소는 '파타야 비치'로 불리는 동굴 내에서 가장 큰 공간으로부터 300∼400m 지난 지점입니다.
'파타야 비치'는 총연장 10㎞에 달하는 동굴의 가장 안쪽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곳까지 가려면 동굴 입구에서 직선으로 3㎞를 이동한 뒤,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2.5㎞가량을 더 들어가야 합니다.
보통의 날씨라면 동굴 입구에서 이곳까지 걸어서 몇 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우기에 접어든 이 지역에 계속된 비로 동굴 내부가 물로 가득 차 있는 상태여서 걸어서 이동은 불가능합니다.
실종자들을 찾아낸 태국 네이비실 해난구조 대원들도 산소통을 짊어지고 수 ㎞를 잠수해 꼬박 이틀 만에 이곳에 도착했습니다.
따라서 생존이 확인된 아이들이 동굴 밖으로 나오려면 5㎞가 넘는 거리를 잠수 또는 헤엄쳐야 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동굴 중간에는 몸을 'ㄱ'자로 꺾어야만 통과할 수 있는 좁은 공간도 있어서, 생존이 확인된 소년들을 당장 밖으로 데리고 나오는건 불가능하다는게 당국의 판단입니다.
또 생존자들의 건강상태도 관건입니다.
열흘간 어둠과 추위를 견딘 생존자들의 몸 상태가 당장 동굴 밖 이동에 적합한지는 알 수 없습니다.
아이들이 9일 이상 동굴 안에 머물면서 박쥐 등을 매개로 한 박테리아나 바이러스에 노출됐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구조에 동참한 미국 동굴구조 전문가 안마 미르자는 AP통신에 "전문 잠수사가 아닌 생존자들이 잠수를 잘한다 해도 동굴을 통해 밖으로 데리고 나오는 과정은 엄청난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따라 당국은 잠수가 가능한 의사를 동굴 안으로 들여보내 일단 생존자들의 건강상태를 확인하는 한편, 젤형태의 고칼로리 제품 등 4개월치 식량과 해열 진통제 등 응급 의약품 등을 동굴 안으로 보내 생존자들의 건강을 회복시킬 예정입니다.
구호품은 이날 생존자들에게 전달될 것으로 보입니다.
또 당국은 생존자들이 잠수대원들의 도움을 받아 동굴을 빠져 나올 수 있도록 잠수 교육도 시킬 예정입니다.
태국군은 성명을 통해 "생존자들이 최소 4개월을 견딜 수 있는 양의 식량을 준비할 것이다. 또 동굴 속에 고인 물을 계속 빼는 동시에 생존자 13명에게 잠수 교육도 시킬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지난 주말을 전후해 그쳤던 비가 다시 내린다면 생존자 구조계획은 더 지연될 수도 있습니다.
(사진=태국 네이비실 페이스북 캡처/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