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예로부터 복을 물어온다는 철새, 제비가 한 시골 마을에 단골처럼 찾아오고 있습니다.
집집마다 제비 둥지에는 새 생명이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는데요, 이용식 기자가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기자>
넓은 들녘 옆에 자리 잡은 시골 마을입니다.
제비들이 상가주택 사이를 부지런히 날아다니고, 지친 제비들은 전깃줄에 옹기종기 모여 앉았습니다.
지난 4월 초, 봄소식을 물고 날아든 제비들이 어느새 집집 마다 둥지를 틀었습니다.
열흘 전부터 새 생명이 속속 태어나면서 둥지 안에는 활력이 넘칩니다.
먹이 달라고 보채는 새끼들 때문에 어미는 잠시 쉴 틈도 없이 곤충을 물어 나릅니다.
둥지를 깨끗하게 하려고 새끼들의 배설물도 입으로 받아냅니다.
수십 년째 이 마을 단골이 된 제비는 복을 물어 온다는 기대감 속에 이미 주민들에겐 가족 같은 존재입니다.
[강금자/주민 : 너무 귀엽죠, 아주 그냥 진짜 어린 아기 보는 듯이 좀 그래요.]
배설물로 거리와 건물이 조금 더러워져도 주민들은 불편해하거나 귀찮아하지 않습니다.
[강정오/신협직원 : 아침마다 똥 치울 때는 좀 더럽고 한데, 반가운 손님이 더 찾아올 것 같아서 기분 좋게 치우고 있습니다.]
마을에 둥지를 튼 제비집은 15개가량, 둥지마다 너댓마리씩 새 생명이 태어나면서 제비 숫자가 100여 마리에 이르게 됐습니다.
번식을 마친 제비들은 오는 가을, 월동지인 동남아로 돌아갑니다.
(영상취재 : 김민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