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깊고 넓은 농수로에 고라니가 빠져서 탈출하지 못하는 안타까운 장면 보신 적 있을 겁니다. 여러차례 문제를 제기한 끝에 이번에 야생동물 탈출로가 생겼습니다.
이용식 기자입니다.
<기자>
대형 농수로 안에 빠진 고라니가 나갈 곳을 찾아 이리저리 뛰어다닙니다. 폭 10미터, 깊이가 1.7미터나 되는 농수로지만 야생동물 탈출로는 없습니다.
고라니가 탈출하려고 뛰고 또 뛰어 보지만 어른 키 높이의 콘크리트벽에 가로막혀 번번이 실패합니다. 수로에 갇혀 죽은 고라니도 발견됐습니다.
이곳 농수로는 매년 겨울철이면 고라니 추락 사고가 빈발하고 있습니다. 일단 빠지면 수로 깊이가 상당히 깊어 스스로 빠져나오기는 거의 불가능합니다.
SBS의 연속보도에 농어촌공사가 지난달 중순 고라니가 자주 빠지는 곳에 임시 탈출로 3개를 설치했습니다. 야생동물이 쉽게 나올 수 있도록 계단형과 오르막 형 등 3가지 유형으로 설계됐습니다.
[이용승/농어촌공사 예산지사 과장 : 잘 나가는 곳을 하나 선택해 가지고 추후 유지관리나 개보수 사업에 반영할 예정입니다.]
동물보호단체는 고라니에게 죽음의 덫이 돼 왔던 농수로에 뒤늦게나마 탈출 통로가 설치돼 다행이라면서도 산과 수로 사이에 울타리를 설치하면 더 큰 야생동물 보호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영상취재 : 김민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