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커뮤니티 사이트에 올라온 글이 연예인 특혜 논란의 불씨를 당겼다. 유명 배우들이 동네 소아과에서 자녀들을 데려와 진료 순서를 새치기를 했다는 주장이었다. 이 글 속 사건의 사실관계는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글 작성자가 언급한 유명인들의 세부 정보와 함께 “병원 측에 자초지종을 물으니 의사가 친분이 있는 연예인들이 카카오톡으로 연락을 해와 예약 순서를 앞당겨 준 것이라고 했다.”는 부연 설명을 남겨 신빙성이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연예인 특혜 논란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건 배우 박수진의 이른바 ‘신생아 중환자실 사건’이었다. 박수진이 지난해 11월 예정일보다 1달가량 조산한 첫째 아들이 삼성 서울 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에 입원해 치료를 받았는데, 비슷한 시기 아들이 중환자실에 입원했던 한 여성이 박수진의 면회 횟수와 조부모 면회에서 받은 특혜를 폭로한 것. 논란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됐다.
박수진이 글 작성자의 주장을 일부 인정하고 공식적으로 사과하면서 병원이 제공한 특혜는 사실로 드러났다. 면역체계가 약한 신생아들의 생명과 직결되는 중환자실 출입을 의료진이 제멋대로 고무줄 운영을 했다는 점에서 이 사건은 많은 이들에게 충격과 분노를 자아냈다. 형평성에 어긋난 특혜를 준 병원이 문제인지, 제공한 특혜를 받아들인 박수진의 문제인지를 따진다면, 대부분 전자가 더 문제라고 판단했다.
이에 대해서 당시 출동했던 구급대원이 “부상정도를 판단해 조치를 했고, 연예인을 특별히 배려하려던 건 없었다.”고 공식적으로 해명하면서 이 사안은 특혜라기 보다는 부적절한 처신으로 결론나고 있다. 갑작스러운 사고 현장라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태연이 사과부터 했다면 불필요한 논란은 없지 않았을지 아쉬움이 든다.
인기와 인지도가 수입으로 연결되는 연예인들이 실생활에서 받는 크고 작은 혜택은 굉장히 많다. 미용실, 네일샵, 의류매장, 여행사 등에서 널리 쓰이는 ‘연예인 할인’부터 식당에서 반갑다며 건네는 ‘공깃밥 하나’의 호의도 사실은 연예인의 인기가 없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그렇게 폭넓게 연예인들에 대한 호감이 특혜로 이어지는 가운데 최근 연예인 특혜가 뜨거운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그 이유는 그들에게 편중된 혜택이 누군가에게 불평등과 막중한 피해로 돌아오는 일이 종종 발생하기 때문이다.
연예인에게 형평성에 어긋나게 주어진 혜택이 다른 사람의 건강이나 안전, 심지어 생명과 직결될 때는 더욱 민감하고 중대한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 그들이 얻는 특별한 혜택은 다른 사람들의 불평등과 맞닿아 있다. 많은 이들이 허탈감과 분노를 느끼는 건 당연한 일이다.
(SBS funE 강경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