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비리'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롯데그룹 신격호 총괄회장이 "이 회사는 내가 100% 주식을 갖고 있는데 어떻게 나를 기소할 수 있느냐"고 따졌습니다.
휠체어를 타고 법정에 도착한 신 총괄회장은 기본 인적 사항 등을 확인하는 인정 신문을 진행하자 "이게 무슨 자리냐"고 물었습니다.
올해 만 95세의 고령인 신 총괄회장은 기억력 장애 등이 있어 정상적인 사무처리 능력이 부족한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서울가정법원도 신 총괄회장이 질병이나 노령 등 정신적 제약으로 사무를 처리할 능력이 부족한 상태에 있다고 보고 지난해 8월 한정후견 개시 결정을 내린 바 있습니다.
신 총괄회장은 재판이 진행되는 내내 옆자리에 앉은 아들 신동빈 회장 등에게 질문을 던졌습니다.
재판장이 신 회장에게 신 총괄회장이 뭐라고 했는지 묻자 "누가 회장님을 기소했냐, 여기 계신 분들이 누구냐고 물으신다"고 답했습니다.
재판장은 신 총괄회장 측이 공소사실에 대한 부인 입장을 모두 밝히자, "퇴정해도 된다"고 허락했습니다.
신 총괄회장은 수행원들이 휠체어를 밀며 이동하려 하자 제지하고는 변호인과 다시 말을 주고받았습니다.
변호인은 "이 회사는 내가 만든 회사고 100% 주식을 갖고 있는데 어떻게 나를 기소할 수 있느냐"는 신 총괄회장의 말을 대신 전달했습니다.
재판부가 거듭 퇴정을 허락하고 주변에서 휠체어를 이동하려 하자 신 총괄회장은 지팡이를 휘두르며 퇴정을 거부하다 법정 출석 30여 분 만에 결국 먼저 자리를 떠났습니다.
이런 모습을 지켜보던 신 회장과 신영자 이사장, 서미경 씨는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