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미 키멀/아카데미 시상식 진행자 : 트럼프 대통령에게 고맙습니다. 지난해 아카데미가 인종차별적이란 비판을 받았던 것 기억하시죠? 올해는 그런 비판이 싹 사라졌습니다. 대통령 덕분입니다.]
올해 열린 아카데미 시상식 진행을 맡은 코미디언 지미 키멀이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한 말이었습니다. 실제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극단적인 발언과 정책들이 아카데미 시상식의 모습을 크게 바꿔놨습니다. 곽상은 기자가 취재파일에서 정리했습니다.
백인만의 잔치라고 비판받았던 아카데미에서 가난한 흑인 성 소수자의 성장기를 그린 영화 '문라이트'가 작품상은 물론 각색상을 수상했습니다. 또 흑인 배우 마허셜라 알리와 비올라 데이비스가 나란히 남녀 조연상을 받았습니다.
이란의 유명 감독 아쉬가르 파르하디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이민 행정명령에 반대해 시상식에 오지 않겠다고 선언한 바 있습니다.
'세일즈맨'이라는 작품으로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한 그는 글로 수상 소감을 대신했는데, "나의 불참은 비인간적인 법에 의해 모욕을 당한 이란 국민과 다른 여섯 개 나라 국민을 존중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시상식 참석자 중 일부는 반이민 행정명령에 대한 법정 투쟁에 나선 미국 시민자유연맹을 지지한다는 의미로 '파란 리본'을 달고 시상식에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변한 아카데미 시상식의 모습에 일부 부정적인 시각도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지나치게 정치적이라는 건데요, 하지만 정치인의 목소리가 극단적일수록 예술가들의 목소리는 절박해지기 마련입니다.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이 이례적으로 정치적이었다면 그건 오늘날 미국의 정치 현실이 영화인들을 그런 상황으로 내몰고 있기 때문일 겁니다.
▶ [취재파일] 아카데미 시상식이 너무 정치적이었다고요?
(김선재 아나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