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식이 끝난 뒤, 관련 SNS을 훑어보다가 무대에 대한 궁금증을 깔끔하게 해소해주는 트윗을 발견했다. 한 조경회사에서 올린 트윗으로, 개막식 무대는 ‘로베르토 브룰레 막스’의 작품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내용이었다.
![한 조경회사가 올린 트윗. 올림픽 무대 모양이 브룰레 막스의 작품을 닮아있다는 내용](http://img.sbs.co.kr/newimg/news/20160808/200966985_1280.jpg)
1965년 문을 연 플라멩고 공원이 바로 막스의 작품이다. 당시 리우 시당국은 과나바라만 인근의 이 지역을 고속도로와 주거지로 개발하고자 했다. 하지만 막스는 강력히 반대를 하고 나섰고, 직접 공원 디자인을 맡아 전체 리우 시민을 위한 공간으로 거듭나게 했다.
![코파카바나 산책로, 브룰레 막스의 대표작](http://img.sbs.co.kr/newimg/news/20160808/200966987_1280.jpg)
막스는 베를린에서 공부할 당시, 베를린의 공원에서 브라질의 자연의 아름다움을 발견했다. 그 때까지만 해도 브라질은 건축이며 조경 모두 유럽을 따라하던 시기였다. 막스는 이후, 브라질 사람들이 촌스럽다며 뿌리쳤던 브라질 토속 자연과 문화를 자신의 작품에 고스란히 담아내기 시작했다.
아마존에서나 찾아볼 수 있을 법한 특이한 식물과 바위, 남미 특유의 강렬한 색감으로 표현한 정원은 외국인 뿐 아니라 브라질 사람들에게도 획기적이었다. 역시 ‘가장 브라질다운 것이 세계적’이라는 명제는 나라를 막론하고 다 통한다는 걸 보여주는 것이다. 브라질다움을 가장 잘 살린 막스는 그렇게 브라질의 대표적인 예술가로 남게 되었다.
브라질 예술가 막스의 흔적을 담은 무대 위에서 펼쳐진 파사드 형식의 퍼포먼스도 꽤 ‘막스적’이었다. 다양한 색깔의 ‘막스적’인 블록이 튀어나오고, 그 위를 출연자들이 뛰어다니는 영상이 대형 스크린을 통해 비추어졌다. 사실은 무대는 2차원의 평면일 뿐이었지만, 블록이 튀어나오는 듯한 영상을 만들어 입체적인 효과를 낸 것이다. 경제난에 뚝 끊긴 예산 때문에 개막식 비용도 런던 올림픽 때의 절반에 불과했다고 하는데, 비용 대비 효과를 살려내보려고 안간힘을 쓴 흔적이 엿보였다. 그렇게 ‘가성비 최고의 무대’를 만들어냈다.
수 억 명의 시선이 쏠린 올림픽 개막식에서 자국의 예술가와 문화를 자랑스럽게 보여준 브라질. 정치 경제적인 불안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카 바이러스까지 삼중고를 겪고 있는 브라질이지만, 이번 개막식을 통해 아직은 ‘브라질의 문화적인 힘’은 살아있다는 걸 증명해 냈다. 올림픽이 단순히 스포츠 행사에 그치지 않고, 한 나라의 잠재력을 보여줄 수 있는 무대가 되는 이유이다.
▶ [취재파일] 스포츠와 예술 ① '키네틱 아트' 리우올림픽 성화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