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이 위험에 처했을 때 부모는 어떻게 대응할까요? 본능적으로 보호하게 되는 게 당연한데요, 얼마 전 미국에서 모성애가 얼마나 무조건적이고 반사적인지를 보여주는 일이 있었습니다. 박병일 특파원의 취재파일 보시죠.
지난달 미국 텍사스 주에서 23살의 젊은 엄마 제니퍼 던컨은 8달 된 갓난아기를 데리고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었습니다. 출근 전 아기를 맡길 탁아소로 향하던 길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른 아침 부슬부슬 내리는 안개비 탓에 도로가 미끄러워서 그녀는 고가차도 위에서 다른 차와 추돌하는 사고를 냈고, 차를 좁은 갓길에 세웠습니다.
차들이 쏜살같이 지나고 있어 2차 사고의 우려가 있었는데요, 이를 막기 위해 현장을 지나던 어느 여성 운전자가 친절하게도 자신의 차를 던컨의 승용차 뒤에 대줬습니다.
던컨은 차에서 내려 뒷좌석 카시트에 있던 아기를 꺼내 품에 안았는데요, 순식간에 이를 보지 못한 다른 차가 이 두 대의 차량을 연쇄적으로 들이받아 차 앞에 서 있던 던컨과 아기, 그리고 도와주던 여성 운전자를 모두 덮쳤습니다.
그리고 그 충격에 아기를 들고 있던 던컨은 고가 차도의 난간 밖으로 밀려 떨어졌습니다. 바닥까지 10m나 되는 높이였습니다.
그러나 던컨은 그 10m를 낙하하며 제발 아기만은 무사하길 기도했고 어떻게든 아기를 구해야겠다는 생각에 아기를 두 팔로 꼭 감싸 안은 채 자신의 몸을 바닥으로 향하도록 몸을 돌렸습니다.
두 사람은 곧바로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911에 의해 응급실로 실려갔는데요, 그녀의 간절한 기도가 통했는지 그녀가 인간 보호막 역할을 해준 덕에 아기는 놀랍게도 가벼운 찰과상만 입었을 뿐 전혀 다치지 않았습니다.
다만, 그 기적은 큰 희생의 대가여서 땅에 떨어지자마자 정신을 잃었던 엄마 던컨은 왼쪽 다리 무릎 아랫부분을 절단해야 했습니다.
근육 조직이 심하게 손상됐고 뼈가 조각조각 부서져서 회생이 불가능했기 때문입니다. 골반뼈도 으스러져서 네 차례나 수술을 받아야 했습니다.
[조나단 스타크/텍사스주 교통사고 전담 형사 : 그녀는 놀라운 젊은 여성입니다. 본능적으로 그랬는지, 아니면 의식적인 결정에 의해 그랬는지는 모르지만, 아기를 보호하기 위해 자신의 안전을 완전히 포기한 그녀의 행위는 놀랍습니다.]
현재 인터넷에서는 여성의 치료비 모금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병원비가 워낙 비싼 미국인지라 치료비로 최소 9억 원가량이 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인데요, 자신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서는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자식을 보호한 용감한 모정이 알려지면서 많은 후원이 답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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