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남해안의 아름다운 섬들은 해상 국립공원으로 지정해 보호하는데요, 이 섬들에서 무법자처럼 떼를 지어 다니며 생태계를 위협하는 존재가 있습니다.
염소떼 포획 현장에 최재영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다도해 해상 국립공원에 떠 있는 작은 섬 백야도입니다.
사람이 살지 않는 이 섬의 나무에 여기저기 긁힌 상처가 선명합니다.
[송도진/다도해서부사무소 해양자원과장 : 염소 흔적입니다. (염소가) 앞 두 발로 (땅을) 긁었어요.]
상처 난 나무와 풀을 따라가면 염소떼가 포착됩니다.
곧바로 포획 작전이 시작됩니다.
[나온다, 나온다.]
섬 끝자락에 그물을 치고 염소들을 서서히 몰아갑니다.
[대기! 대기! 소리 질러!]
쫓고 쫓기는 추격전 끝에 염소들은 포위망에 걸리고 맙니다.
[배에 올려버려.]
약 7시간 만에 이 섬에 서식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55마리가 모두 잡혔습니다.
이렇게 염소를 포획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섬 생태계를 파괴하기 때문입니다.
염소는 새순이 올라오자마자 다 뜯어먹고, 심지어 나무뿌리까지 다 갉아먹어서 이렇게 나무를 고사시키고 있습니다.
약 50년 전부터 근처 섬주민들이 소득을 올리기 위해 하나 둘 방목한 염소가 번식을 거듭해 개체 수가 크게 늘었습니다.
천적도 없어서 염소가 섬의 먹이사슬에서 최상위 포식자입니다.
[(염소 때문에) 나무들이 죽으니까 초본류까지 다 뜯어먹어서 (섬이) 황폐해지는 단계입니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해상공원 내 섬에 방목된 염소들을 모두 잡아들인 뒤 훼손된 생태계를 복원하기로 했습니다.
(영상취재 : 하 륭, 영상편집 : 박춘배, 화면제공 : 국립공원관리공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