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어느 날 갑자기 머리 한쪽에서 흰 머리가 하나 둘씩 나는 것을 보면 "나도 이제 늙는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참 반갑지 않은 일인데, 골치거리인 흰 머리, 아예 막을 수는 없지만 늦출 방법은 있다고 합니다.
조동찬 의학전문기자입니다.
<기자>
흰 머리는 모근에서 착색 세포가 소진되면서 생겨납니다.
일종의 노화현상입니다.
[이용준/36세, 경기도 행신동 : 뽑을 때는 흰 머리가 하나씩 없어지니까 기분이 좋은데, 왜 속된 말로는 '하나 뽑으면 이게 두 개 난다' 그러잖아요.]
하지만, 흰 머리는 검은 머리에 비해 자라는 속도도 빠르고 굵습니다.
수명도 더 깁니다.
단순한 노화증세로만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는 겁니다.
서울대병원 연구 결과, 30대부터는 흰 머리가 전체 머리의 20%를 넘기 시작합니다.
4,50대에 흰머리가 처음 나는 사람은 2,30대부터 난 사람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나기 때문에 60대가 됐을 때 결국 비슷해집니다.
특히, 남성은 옆머리부터 먼저 나고 여성은 앞머리에서 시작됩니다.
반면 10대나 20대부터 흰 머리가 나는 사람은 뒷머리부터 시작됩니다.
프랑스 루이 16세의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입니다.
프랑스 혁명 당시 반역죄로 사형을 선고받았는데, 단두대에 올라온 그녀의 모습은 많은 사람을 놀라게 했습니다.
그녀의 머리가 며칠 새 백발로 변해버렸기 때문인데, 당시 각종 문서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런 현상은 지금도 의학계에 보고되고 있는데, 이 82세 금발의 할머니도 며칠 새 이렇게 백발이 된 사례가 있습니다.
온갖 검사를 다 해봐도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것 외에는 별다른 이유를 찾을 수 없었습니다.
학계 내부적으로 다소 논란이 있긴 하지만, 일단 스트레스도 흰 머리가 나게 하는 요인 중 하나가 될 수 있습니다.
또 갑상선 질환이나 특정 비타민 부족도 원인일 수 있습니다.
또 최근엔 흡연자가 비흡연자보다 흰 머리의 비율이 두 배나 많다는 사실도 확인됐습니다.
이밖에 항산화 물질이 풍부한 검은 콩과 깨는 흰머리 '예방'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박현선/서울대보라매병원 피부과 교수 : 콩에 있는 항산화 물질이 흰 머리 예방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는 있을 가능성이 있지만 아직 그것에 대해 명확히 학문적으로 과학적인 증거가 있는 상황은 아닙니다.]
결국 스트레스를 줄이면서 비타민을 충분히 섭취하고, 담배를 끊는 게 흰 머리를 최대한 늦추는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영상취재 : 주 범, 영상편집 : 박진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