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전남의 한 어촌 주민들도 '볼라벤'의 충격에 망연자실 한 상태입니다. 양식장, 농경지, 집. 어느 곳 하나 성한 데가 없습니다.
KBC 안승순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전남 고흥만에 자리잡은 한 어촌 마을의 해안도로입니다.
거센 파도에 뜯겨진 아스팔트 포장이 곳곳에 층층이 쌓였고, 20여 m 도로가 폭삭 내려앉았습니다.
큰 피해를 남긴 '루사'와 '매미' 태풍에도 끄떡없던 방파제도 일부 유실됐습니다.
[김옥곤/마을 주민: 이렇게까지 센 바람은 못 봤어요. 거의 사람이 지나갈 수 없고 밖에 나와 걸을 수가 없었으니까.]
32ha에 이르는 수중 양식장의 개펄이 파도에 뒤집히면서 해안가로 밀려난 꼬막은 폐사 직전입니다.
마을로 들어서면 더욱 처참합니다.
80대 노인이 홀로 사는 조립식 주택은 냉장고와 옷장 등 일부 가재도구를 남기고 통째로 사라졌습니다.
또 강풍에 기와 지붕이 떨어져 나가는 등 10여 채의 주택이 파손됐습니다.
농작물 피해도 잇따랐습니다.
강한 바람과 비를 동반한 태풍에 이곳에 있던 비닐하우스가 통째로 날아갔습니다.
100개의 쇠파이프로 고정시킨 1000㎡의 비닐하우스가 바람에 날려 50m옆 논에 박혔습니다.
[김인태/마을 주민 : 새벽에 와서 보니까 이런 상황이라 황당했죠. 앞으로 대책을 어떻게 해야 할지 답답해 죽겠습니다.]
석류는 나무에 매달린 것을 손에 꼽을 정도로 대부분 떨어졌고, 고추와 참깨밭도 비바람에 쑥대밭이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