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정부가 불법 사금융과의 전쟁을 선포한 지 3달째입니다. 하지만 아직도 고통받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1천만 원에 딸을 잃었다는 아버지, 또 '매일 협박에 시달리느니 차라리…' 하면서 극단적인 생각까지 했었다는 피해자들을 박민하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박 씨의 방에는 오늘(10일)도 빈 소줏병이 놓여있습니다.
대학 다니던 둘째 딸은 1년 전 이맘 때 목숨을 끊었습니다.
대부업체에서 빌린 1천300만 원이 화근이었습니다.
거기에 보증을 서준 큰 딸을 대신해 매달 20에서 50만 원씩 갚아주지만 언제 다 갚을지 기약조차 없습니다.
[박 모 씨 : (큰 딸이) 자꾸 이상한 남자 서너 명이 밖에서 서성거리고 가지도 않고 있다고…고리(대금)하는 사람들은 그 날짜에 (상환이)안 되면 집 문 앞에 딱 기다렸다가 목을 딱 끌고 가요.]
지난해 초 사채업자로부터 800만 원을 빌려쓴 이 모 씨는 폭행과 가족에 대한 협박에 시달려 차라리 죽는 편이 낫다고 까지 생각했습니다.
[이 모 씨 : (저는) 술을 못 먹는데, (억지로) 술 먹고 또 목을 맸는데, 마침 또 딸이 어떻게 발견해서 끊어가 지고…]
[임 모 씨 : 속도위반, 주정차위반, 톨게이트 나가는데 돈 안 내고 지나가는 거, 뭐 완전 무법자죠. 울화병이 생긴 거죠. 당뇨도 그때부터 더 심해졌고.]
직접 구청에 가서 임 씨 소유 자동차의 등록원부를 떼 봤습니다.
각종 범칙금만 260건 이상, 금액으로는 1천만 원이 훌쩍 넘었습니다.
불법 사금융과의 전쟁 3달째.
하지만 빚을 졌다는 자격지심과 사회적 편견, 그리고 법률 지식의 부족으로 인해 여전히 많은 피해자들이 법의 사각지대에서 고통받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