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매일 매일 사용하는 컴퓨터 자판에서 변기의 50배에 달하는 세균이 검출됐습니다. 화장실 문고리와 칫솔에서도 다량의 세균이 나왔습니다.
안영인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1월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는 'VRE' 즉, 반코마이신이라는 강력한 항생제에도 죽지 않는 세균이 대량으로 검출됐습니다.
추적결과 세균의 근원지는 다름 아닌 컴퓨터 자판이었습니다.
실제로 이탈리아 시에나 의대 연구팀이 컴퓨터 자판 30개를 수거해 조사했더니 컴퓨터 자판 키 하나에서 최고 430단위의 세균이 검출됐습니다.
이 정도면 변기에서 검출되는 세균의 50배, 일반적인 세균허용치의 150배에 달합니다.
컴퓨터 자판 뿐만 아니라 매일 이용하는 화장실도 세균 확산의 주범입니다.
변기 물을 내릴 때 세균이 들어 있는 작은 물방울이 1m 정도까지 치솟아 주변에 있는 문고리나 칫솔에 달라붙게 됩니다.
[안영숙/주부, 도봉구 창동 : 변기 물 내릴 때는 그냥 내리는데요. 별다른 뚜껑을 닫거나 그런 것 없이.]
생활 현장 주변에 어떤 세균이 얼마나 있는지 실제로 배양해봤습니다.
컴퓨터 자판과 문고리에서는 다량의 포도상 구균과 연쇄상 구균이, 화장실에 무심코 놓아둔 책에서는 사람의 장에서만 사는 장구균까지 나왔습니다.
[김재석/강동성심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 : 미국 CDC(질병통제예방센터) 권고안에 따르면 노로바이러스 같은 식중독 바이러스가 칫솔을 통해서 전염될 수 있으므로…]
검출된 세균들은 어린이나 노약자 그리고 만성 질환자에게는 식중독이나 중이염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해마다 전 세계적으로 200만 명이 세균 때문에 목숨을 잃습니다.
컴퓨터 작업을 한 뒤에는 반드시 손을 깨끗하게 씻고, 화장실을 사용한 뒤에는 변기 뚜껑을 덮고 물을 내릴 것을 전문의들은 권고합니다.
(영상취재 : 최남일, 영상편집 : 박진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