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우리에겐 낯선 동티모르라는 나라에서 히딩크라 불리는 한국인이 있습니다. 유소년 축구 대표팀의 김신환 감독인데요. 축구 불모지의 나라를 세계대회 우승까지 일궈낸 그의 이야기는 영화로도 만들어졌습니다.
주말인터뷰 남주현 기자입니다.
<기자>
김신환 감독은 고교 시절 축구 유망주였습니다.
하지만, 2학년 때 발목과 허벅지를 다치면서 좌절의 시간이 찾아 왔습니다.
[김신환/동티모르 유소년축구대표팀 감독 : 축구선수들이 대부분 다 가난했었고, 정상적인 치료를 받고 좀 그럴 수가 없었죠.]
사업 실패와 끝없는 시련,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던 순간 우연히 찾아갔던 분쟁과 빈곤의 땅 동티모르가 축구에 대한 열정을 되살렸습니다.
[김신환/동티모르 유소년축구대표팀 감독 : 자꾸 그런 생각이 나는 거예요. 애들이 뭐 맨발 벗고 공차고, 공 다 떨어진 거 하나 갖고 2,30명이 막 쫓아다니는 그런.]
2002년, 어렵게 모은 후원금 5백만 원으로 축구 장비를 사들고 다시 찾았습니다.
[김신환/동티모르 유소년축구대표팀 감독 : 거기 갈 때 한 86킬로그램 나갔거든요? 그런데 1년 만에 내가 65킬로그램으로 빠졌어요. 먹지 못하고 아침저녁으로 땀흘리고, 같이 애들하고.]
맨땅에서 공차고 놀던 아이들이 2년도 안 돼 큰일을 냈습니다.
2004년 국제 유소년 축구대회에서 우승까지 해버린 것입니다.
[김신환/동티모르 유소년축구대표팀 감독 : 450년 넘게 식민지를 했잖아요. 근데 국가로 독립을 해서 처음으로 아마 우승이란 걸 했을 거예요. 그렇게 좋아하더라고요.]
불우한 환경 속에서도 아이들이 올곧게 자라도록 축구 말고도 이것저것 틈나는 대로 가르쳤습니다.
[김신환/동티모르 유소년축구대표팀 감독 : 운동이라는 게 스포츠잖아요. 옛날부터 우리가 배운 게 스포츠맨십은 건전하고, 예의바르고 이런 거다. 그래서 이제 제가 배운 거 그대로 애들한테.]
싱가포르에서 유소년 축구팀을 맡아달라는 제의를 받고도 9년째 동티모르 아이들과 함께하는 김 감독의 이야기는 최근 영화로 만들어졌습니다.
[김신환/동티모르 유소년축구대표팀 감독 : 어려운 환경이나 그런 데 처해있을 때 축구뿐 아니고 비단 꿈을 잃지 말고 하면 된다는 게 어필이 됐으면 좋겠어요.]
(영상취재 : 김흥기, 영상편집 : 최은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