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금강산에서는 2년만에 재개된 이산가족 상봉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어제까지 1회차 상봉이 끝나고 오늘(29일)부터 2회차 상봉이 시작되는데요.
1차 상봉단이 어제 사흘간의 짧은 만남을 뒤로 한 채 다시 가족들과 이별을 했습니다.
작별상봉장으로 한 번 가보실까요.
89살 윤기달 씨는 1.4 후퇴 때 헤어진 딸들을 거의 60년만에 만났습니다.
[윤기달(89)/남측 : 너희들 만나서 소원은 풀었는데, 앞으로 기약이 없다.]
10살도 되기 전에 헤어졌던 딸들, 이제 환갑이 다 넘었는데요.
언제 다시 볼 지 모르는 아버지에게 큰 딸이 마지막 큰 절을 올렸습니다.
남쪽의 가족들이 버스에 오르고 북쪽의 가족들도 다시 이별의 문턱에 섰습니다.
[건강하게 잘 살아라.]
[아프지 말고 잘 있어. 아프지 말고…. 또 만나.]
결혼해서 자녀를 두고 계신분들 한 번 생각을 해보십쇼.
매일같이 보고 지내던 자식과 갑자기 헤어져서 60년을 못봤다고 하면 그 한이 얼마나 크겠습니까.
이런 걸 생각 해보면 다른 건 몰라도 이산가족 문제만큼은 정말로 최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인도적인 문제일 수 밖에 없는데요.
북한의 입장에서 보면 생각이 좀 다른 것 같습니다.
북쪽의 입장에서는 이산가족을 일종의 정치적인 문제로도 보고 있는 것 같은데요.
이유를 따져보면 이렇습니다.
남북이 협상을 하게 되면 쌀을 주든 비료를 주든 경제협력을 제공하든간에 항상 주는 쪽은 주로 남쪽 아니겠습니까.
경제적인 격차가 워낙 크다보니 그럴 수 밖에 없는데요.
북한 입장에서는 계속 받기만 할 수는 없으니까 뭔가 자기들도 줄 게 있어야 합니다.
그렇다면 뭘 줄 것이냐 하는 것인데 바로 북한이 줄 수 있는 게 이산가족 상봉 허용 밖에는 없다는 것입니다.
돈 들이지 않고 해 줄 수 있는 게 사실상 이것 밖에는 없다는 것이죠.
따라서 북한의 입장에서는 남쪽으로부터 뭔가를 얻어내기 위한 정치적인 수단으로 이산가족 상봉을 활용할 수 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헤어진 가족을 만나는 가장 기본적인 행위에 정치적인 이해관계가 끼어들 수 밖에 없다는 게 서글픈 현실인데요.
남북관계에 획기적인 진전이 없는 한 이산가족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은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