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요즘 아파트 이름을 놓고 건설회사와 주민들 사이에 미묘한 공방이 벌어지는 곳이 많습니다. 아파트도 브랜드 시대가 되면서 이름에 따라서 집값이 좌우되는 것입니다.
서경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6월 완공 예정인 한 재건축 아파트입니다.
분양 당시 이름은 '낙천대'였는데 최근 '캐슬'로 바뀌었습니다.
조합측이 수십억원을 들여 조경과 마감재를 바꾸는 대신 아파트 이름을 바꿔달라고 하자 건설사가 이를 수용한 겁니다.
[박래호/재건축조합 이사 : 생활환경이 편함이 있을 수 있죠. 부동산 가치도 아무래도 변화가 있고 브랜드에 따라 상승 요인도 있고 해서...]
브랜드가 바뀐 이후 이 아파트의 시세가 평균 3천만원 올랐다는 게 주변 부동산 업소의 설명입니다.
이 소식을 전해 들은 또 다른 낙천대 아파트 입주 예정자들도 이름 변경을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입주를 20일 앞둔 건설사는 난처하기만 합니다.
[이상환/롯데건설 이사 : 낙천대에 맞게끔 설계하고 분양했는데 이를 바꿔달라고 요구할 때 가장 곤혹스럽습니다.]
지은지 10년이 넘은 이 아파트는 지난해 외장을 새로 하면서 그동안 써왔던 아파트 이름을 새 이름으로 바꿔버렸습니다.
그러자 근처 같은 회사의 새 아파트 주민들이 불만을 제기했습니다.
[김태희/새 아파트 주민 : 찾아오는 사람들도 혼란스러워하고 하다못해 피자 하나를 배달시켜도 여기 와서 저쪽 찾고 저기 가서 여기를 찾고...]
아파트 시장에 명품 브랜드가 등장하면서 이름을 둘러싸고 예상치 않았던 갈등이 속출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