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우리나라 국회의원들이 오늘(12일) 중국 베이징에서 탈북자 문제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열려다 중국 당국으로부터 봉변과 수모를 당했습니다. 회견장의 전기를 끄고 기자들을 끌어내는 등 상식 이하의 조치와 행동이 잇따랐습니다.
베이징 이기성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기자>
김문수 의원 등 한나라당 국회의원 4명이 막 기자회견을 시작할 즈음 갑자기 전등과 마이크가 모두 꺼집니다.
[김문수/한나라당 의원 : 오늘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암흑으로 변한 회견장에 중국 보안들이 들이닥쳐 막무가내로 밖으로 나갈 것을 요구합니다.
[중국 보안 : 나가라. 아무 것도 못보는데. 무엇을 하려고 하느냐. 빨리 가라.]
중국 보안들의 행동에 우리 의원들은 황당할 따름입니다.
[김문수/한나라당 의원 : 저는 이런 상태를 경험해 본 적이 없습니다. 감옥에서도 이런 일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보안들은 오로지 회견 중단과 철수만을 요구합니다.
[배일도 의원 : 아무런 설명도 없이 불을 끄고 이 자리에서 나가라고 한다면 어떻게 나갈 수가 있겠습니까?]
국회의원들이 불 꺼진 상태에서 기자회견을 강행하려고 하자 보안들이 이번에는 기자들을 끌어내기 시작합니다.
각국의 특파원들은 기자회견장 밖으로 강제로 밀려나자 중국 정부의 전근대적인 언론탄압이라며 강력히 반발했습니다.
[노만 보토프/APTN 베이징 특파원 : 현재 중국에는 사람들, 특히 외국의 외교관들이 자유롭게 이야기하는데 큰 문제가 있습니다.]
지난 10일부터 연지 등을 방문한 김 의원 일행은 탈북자 문제와 관련해 중국 당국의 선처 등을 호소하는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었습니다.
중국 당국은 기자회견이 김 의원 등의 방문 목적에 부합되지 않을 뿐더러 사전 신고조차 하지 않았다며 이를 무산시킨 것으로 전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