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서울 시청역 인근에서 15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교통사고와 관련해 경찰이 운전자를 입건하고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현직 버스 운전기사인 사고 차량 운전자는 '급발진'을 주장했는데, 경찰은 국과수에 차량 감정을 의뢰했습니다.
서동균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그제(1일) 밤 68세 남성 차 모 씨가 몰던 차량이 서울 시청역 사거리 인근 일방통행 도로를 역주행하며 15명의 사상자를 냈습니다.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나온 차량은 양 방향 도로를 가로질러 '진입 금지' 표지판이 있던 4차선 일방통행 도로로 직진했습니다.
빠른 속도로 내달려 왼편 인도를 덮치면서 사람들을 잇따라 들이받았습니다.
이어 세종대로에서 승용차 두 대까지 추돌하고 나서야 멈췄습니다.
경찰은 차 씨를 현장에서 붙잡았고 교통사고특례법상 중과실치사상 혐의를 적용해 입건했습니다.
다만, 차 씨가 갈비뼈가 부러져 입원 중이어서 정식 조사를 하지는 못했습니다.
차 씨는 1974년 면허를 딴 뒤 서울 버스 기사와 트레일러 기사로 일했고 지난해 경기 안산의 한 버스회사에 채용돼 격일로 버스를 몰고 있습니다.
차 씨는 사고 직후 언론 인터뷰에서 "브레이크를 계속 밟았지만 차량이 말을 듣지 않았다"고 말하며 급발진을 주장했습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차량 움직임이 비정상적이었다며 급발진이라고 볼만한 여지가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박병일/자동차명장 : 사람을 먼저 치고, 그러면 그걸로 끝났어야 되는데 다시 또 핸들 돌아서 차를 추돌했다는 얘기는 자동차가 정말 말을 듣지 않았지 않느냐.]
반면, 사고 직후 차량이 감속하는 영상으로 봤을 때 급발진으로 보기 어렵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박철환/서정대 스마트자동차학과 교수 : 서든 언인텐디드 액셀러레이션(급발진) 현상이라고 주장되는 것들은 중간에 감속이 있을 수가 없어요.]
경찰은 급발진 주장은 피의자의 진술일 뿐이라며 사고 차량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정밀 감정을 의뢰했습니다.
또, 차 씨를 조사하는 대로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조창현·이용한·최준식, 영상편집 : 김준희, 디자인 : 박천웅·방명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