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학생들이 많은 서울 신촌에서 100억대 규모의 전세사기가 벌어졌습니다. 이번에도 청년들이 가장 크게 고통받고 있습니다. 정부가 특별법까지 내놨지만 소용이 없다고 피해자들은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김태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 연희동의 한 빌라에 전세로 사는 대학원생 이 모 씨입니다.
전세 계약 만료 5달을 남긴 지난해 4월, 이 씨는 사는 집이 경매에 넘어갔다는 통지서를 받았습니다.
지난 2월 집주인을 고소한 이 씨는 벌써 9달째 보증금 1억 2천500만 원을 돌려받지 못해 친구 집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경매에서 팔리더라도 이 씨가 살았던 다가구 주택은 입주 날짜 순서에 따라 보증금을 못 받을 가능성이 큽니다.
[이 모 씨/전세사기 피해자 : 화나죠. 사전 설명도 없었고….]
이렇게 서울 신촌과 구로 일대에서 임대인 최 모 씨 일가로부터 전세사기 피해를 본 사람은 94명, 피해액은 100억 원대에 달합니다.
이들이 시민단체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다가구주택이나 불법건축물 세입자들이 전세사기 특별법의 사각지대가 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특히 1년까지 경매를 유예할 수 있게 한 전세사기 특별법도 실효성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씨도 지난 4월 다른 세입자들과 함께 경매 유예를 신청했지만, 불과 3달 만에 경매가 재개됐습니다.
[김태근/변호사 : 경매 절차를 통해서 집주인이 바뀌면 이 사람들은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안에 따른 피해 구제를 못 받게 되는 거죠.]
신촌 전세사기 피해자들은 여러 기관을 방문했지만 도움을 받지 못했다며, 전세사기 특별법을 개정해 다가구주택과 불법건축물 등 사각지대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을 촉구했습니다.
(영상취재 : 황인석, 영상편집 : 최혜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