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렇게 대출 문턱이 높아지기 전에 집을 사들인 사람들 가운데는 30대, 40대 실수요자가 많았던 걸로 나타났는데요. 이런 상황에서 대출을 죌 경우에 의도치 않은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단 우려도 나옵니다.
이유가 뭔지 이어서 노동규 기자가 전하겠습니다.
<기자>
39살 황 모 씨는 지난 6월, 지은 지 25년 된 서울 대흥동 34평 아파트를 15억 3천만 원에 매수하기로 계약했습니다.
지금 사는 경기 김포도 좋았지만, 자녀 취학 연령이 다가오고 서울 집값은 치솟자 조바심이 났습니다.
[황 모 씨/직장인 : (제가 사는) 김포 집값은 진짜 변동이 없거든요. 아, 그러면 이사해야 하지 않을까? 김포보다는 오를 수 있는 곳에 가서….]
지난 상반기 서울 아파트 구매자 연령대를 보면 황 씨 같은 이른바 3040 세대가 전체의 63.7%에 달합니다.
인구 비중으론 30%가 채 안 되지만 결혼과 출산, 자녀교육 같은 생애주기상 수요가 영향을 미쳤습니다.
특히 7월 들어선 약 2년 만에 처음으로 40대가 30대 보다 더 많이 산 걸로 나타났는데, 통상 집값이나 금리변동에 신중한 편인 40대도 계속된 오름세에 매수 대열에 동참한 걸로 보입니다.
이런 '실수요자' 위주의 장세는 대출죄기로 부채 총량을 잡으려는 정책 효과를 떨어뜨리거나, 의도치 않은 부작용을 키울 수 있단 분석이 나옵니다.
대기업 맞벌이 3040의 경우 추가 DSR 규제에도 대출 총량엔 큰 차이가 없고,
[황 모 씨/직장인 : 원래는 이제 제 명의로 계약을 해 놨다가, (정부 DSR 규제 발표 이후) 혹시 몰라서 부부 공동명의로 지금 바꿀 생각을 하고 있고, 아직은 우리는 괜찮을 거다….]
그렇지 않은 경우 대출 절벽에 따른 피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진창하/한양대 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 : 중위소득 근로자들 같은 경우는 주택시장에 접근하기가 어려운 그런 상황이 되는 거죠. 잠재적인 전세 수요로 전환할 가능성이 크고 전세시장이 다시 불안해질 수도 있는 상황이라 면밀한 설계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신혼, 출산 등에 따른 정책자금 혜택 가능성이 있는 30대 보다 40대가 대출 규제로 겪을 불편이 더 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영상편집 : 윤태호, 디자인 : 김규연·홍지월, VJ : 김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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