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은행이 또다시 기준금리를 동결했습니다. 지난해 2월 이후 13차례 연속 같은 결정을 내렸습니다. 한국은행이 생긴 이래, 가장 오랫동안 금리를 묶어두고 있는 겁니다. 경기를 살리기 위해 금리를 낮출 거라는 기대도 있었지만, 그럴 경우 대출이 늘어나서 최근 들썩이고 있는 부동산 시장을 더 자극할 수 있다는 점을 더 고려한 걸로 보입니다. 또 한국은행은 요즘 내수 상황이 워낙 좋지 않다며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예전보다 조금 낮췄습니다.
첫 소식, 박재현 기자가 전하겠습니다.
<기자>
이번에도 한국은행이 '긴축 유지'를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부동산'입니다.
서울 아파트값은 22주 연속 상승하는 등 과열 양상을 띠고 있습니다.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가계 대출 규모는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고, 은행들이 앞다퉈 대출 금리를 올려 관리에 나섰지만, 5대 은행 주담대 잔액이 이달 들어서만 4조 또 불어났습니다.
[이창용/한국은행 총재 : 부동산 가격이 올라가고 거기로 돈이 들어가고 은행의 대출이 다 그쪽으로 가는 것이, 이런 상황이, 강하게 그런 고리는 한번 끊어줄 때가 됐다.]
이런 상황에서 금리 인하가 부동산 시장을 추가로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를 소비 위축과 경기 둔화 변수보다 앞세워 고려한 겁니다.
[이창용/한국은행 총재 : 내수 파트는 금리 인하 폭이나 시간을 가지고 대응할 수 있는 반면에, 금융 안전면에서는 지금 들어오는 시그널(신호)을 지금 막지 않으면 조금 더 위험해질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진다는….]
금통위원 의견도 전원 일치, 인하 소수 의견은 없었습니다.
다만 3개월 내 인하 가능성 의견을 제시한 금통위원은 이전 2명에서 4명으로 늘었습니다.
2%대로 떨어진 물가 상황만 보면 금리를 낮출 여건이 조성됐다고 봤기 때문입니다.
9월로 예측되고 있는 미국의 금리 인하 시점을 감안할 때, 금리 차에 따른 자금 유출 우려 때문에 먼저 인하를 감행하기 어려웠던 측면도 있습니다.
[박상현/iM증권 연구원 : 외환시장이라든지 또 주식시장 같은 자본시장에도 상당 부분 (미국의) 영향력이 있기 때문에, 미 연준의 금리 정책 기조를 결국은 예의주시하면서 (결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한은은 그러면서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5월에 제시한 2.5%에서 2.4%로 0.1%p 낮췄습니다.
이는 정부와 OECD, KDI 등의 전망치보다 낮은 것으로 장기화한 내수 부진을 반영했다는 분석입니다.
(영상편집 : 김진원, 디자인 : 김한길)
▶ "내수 진작 측면서 아쉽다" 이례적 입장 표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