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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 시에도 2명인데" 응급센터 가 보니…맞교대로 허덕허덕

<앵커>

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난 지 이제 20일이 다 돼가고 있습니다. 대학병원 응급실에서는 남은 의료진이 전공의들의 공백을 메우고 있는데 일할 사람이 워낙 모자라서 말 그대로 하루하루 버티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 현장을 조동찬 의학전문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한양대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

방문 환자 수가 서울에서 제일 많은 곳이지만 전공의가 모두 이탈하면서 응급실 운영을 평소 40%로 줄였습니다.

응급의학과 교수 두 명이 하루 12시간씩 2교대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운영을 줄여도 환자를 대할 땐 초긴장 상태일 수밖에 없습니다.

[오재훈/한양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 (이 환자는) 간경화로 복수가 차서 내원을 하셨는데, 중간에 폐렴이 동반되고 급성 호흡곤란증이 있었습니다.]

기관 삽관에 인공호흡기 등 응급 치료까지 마친 오 교수는 곧바로 다른 병상으로 향합니다.

장이 꽉 막힌 중증 응급 환자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재훈/한양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 (이 환자는) 서혜부 탈장 때문에 수술을 받으시고 좀 잘 지내셨는데, 수술 부위나 그 주변에 유착이 돼 있습니다.]

재난 상황에도 이렇게까지 바쁘진 않았다는 오 교수.

[오재훈/한양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 재난 시에도 긴급 환자 1명이면 의사가 2명 이상 원래 달라붙게 되어 있거든요, 재난 시에도. 자신이 없습니다. 솔직히 (이 상황이) 1~2주 이상 더 길어지고 하면 사실 이 일을 잘할 수 있을지 고민이 많이 듭니다.]

지역 응급의료센터인 한양대 구리병원 응급실은 상황이 더 심각합니다.

6명의 전문의가 돌아가며 하루 24시간씩 감당하고 있습니다.

[김창선/한양대 구리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 CPR이(심폐소생술이 필요한) 두 명이 왔다고 그러면, 못 하는 거죠 한 명은…. 그런 상황이 되다 보니까 살얼음판인 거죠. (사고가) 지금 두드러지게 안 나고 있는 거는 정말 기적 같은 거죠.]

이 상황에서 전문의 1명이 최근 사직 의사를 밝혀 지역응급의료센터 자격을 상실할 위기입니다.

[김창선/한양대 구리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 너무 힘듭니다. 이게 근무 숫자(시간)가 는 것보다 근무 강도가 굉장히 심해졌거든요.]

정부는 당분간 응급실 자격 심사를 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이러다 순직하겠다는 하소연이 남아 있는 의료진의 현실입니다.

(영상취재 : 강시우, 영상편집 : 김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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