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 두 명이 순직한 경북 문경 식품 공장 화재 현장에서 오늘(2일) 합동감식이 이뤄졌습니다. 저희가 확보한 화재 당시 CCTV 영상에는 소방관들이 건물에 들어가고 나서 한 10분 뒤쯤에 불이 크게 번지는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불이 났던 건물에는 수천 킬로그램으로 추정되는, 많은 양의 식용유가 있었는데, 이게 불을 더 키웠을 거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오늘 첫 소식, 편광현 기자가 전하겠습니다.
<기자>
방화복을 입은 구조대원 4명이 불이 난 건물로 걸어갑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건물 윗부분 일부에만 불이 보입니다.
다른 소방관들은 건물 밖에서 소방 호스로 진화에 나섭니다.
잠시 뒤 화염이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갑자기 폭발하듯 불이 번집니다.
구조대 진입 10분 만에 불길은 건물 외벽 전체로 번집니다.
그러면서 박수훈, 김수광 두 구조대원이 건물 안에 고립됐습니다.
경찰과 소방당국이 합동 감식을 벌인 결과, 당시 건물 내부에는 식용유를 비롯해 수천 킬로그램으로 추정되는 다량의 기름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황정학/인근 업체 대표 : 그 안에 뭐 식용유가 있었는가 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간에 터지는 소리가 한 세 번 정도 났었고.]
전문가들은 이 기름이 화재를 급속도로 키운 원인일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식용유는 380도가 넘으면 자연적으로 불이 붙고, 소화기나 물을 쓰면 불꽃이 더 커집니다.
다량의 식용유에 불이 붙을 경우 폭발 가능성도 있습니다.
[공하성/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 400도 이상이 되면 열만 가해도 쉽게 불이 붙고, 팽창이 되면서, 파열이 되면서 폭발할 우려가 있는 것입니다.]
전문가들은 산발 돼 있던 작은 화재가 900도 정도가 되면 한순간에 건물 전체로 확산되는 플래시오버 현상과, 산소가 갑자기 공급되면서 불길이 커지는 백드래프트 현상이 급격한 화재 확산의 원인일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윤 형, 영상편집 : 위원양, 화면제공 : 시청자 황정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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