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매년 노벨문학상을 발표할 때면 이번엔 우리나라에서 수상자가 나올까 기대하다 실망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을 '작가 개인의 역량이 부족한거다'라고 얘기할 순 없습니다.
김수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발표됐던 날, 후보자로 거론된 한국 작가의 집 앞에는 100명 가까운 취재진이 대기하다가 순식간에 철수했습니다.
벌써 몇 년째 되풀이되는 허탈한 풍경입니다.
왜 한국은 노벨문학상 수상자를 내지 못할까.
[김윤진/한국문학번역원 교육정보실장 : 한국 문학이 세계에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중국은 예전부터 중국의 고전들이 알려졌고, 일본은 우리나라보다도 100년이 빠릅니다.]
노벨문학상 수상자 2명을 배출한 일본은 1940년대부터 국가의 지원으로 무려 2만여 종 이상이 번역됐습니다.
우리는 2001년 설립된 한국문학번역원 등이 800여 종의 번역을 지원해왔고, 번역자 양성도 시작했지만 아직은 갈 길이 멉니다.
[소피 보우먼(영국인)/한국문학 번역 아카데미 수강생 : 한국 소설 찾아보고 번역된 것을 다 찾아보고 읽
고 있는데요, 아직 좀 부족한 것 같아요.]
더욱 근본적인 문제는 우리가 과연 훌륭한 작품과 작가들을 계속 배출할 수 있는 토양을 갖추고 있는가 하는 점입니다.
월평균 성인 독서량 통계를 보면 미국 6.6권, 일본 6.1권인 데 비해 한국은 0.8권에 불과해 OECD 꼴찌 수준인데다, 계속 줄어드는 추세입니다.
[곽효환/대산문화재단 사무국장 : 창작 환경이 90년대 이후에 역설적으로 굉장히 열악해졌다는 것, 문학시장 환경이라든지. 우리는 지금 좋은 작품을 따라 읽는 독자가 무너진 상태에서 작가 혼자 작품을 쓰고 있는 것…]
우리는 마치 국가 대항 경기를 보듯, 문학 자체보다 상에 대한 관심만 지나치게 높은 건 아닐까요.
노벨문학상보다 더 필요한 것은 우리 문학에 대한 애정과 관심입니다.
(영상편집 : 박진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