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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리면 다른 대학 가지 뭐"…스마트 안경에 대학입시 뚫리나 [취재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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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수험생들은 막바지 정리 공부에 한창인데, 지금 이 시기에 수험생만큼이나 분주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수능 감독관과 교육당국입니다.

대학 논술시험에 등장한 스마트 안경...시험 시작되면 바꿔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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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당국에 비상이 걸린 이유, 바로 AI 스마트 안경 때문입니다. 지난 10일, 연세대학교 신촌캠퍼스에선 2027학년도 신입생 모집 논술시험이 진행됐는데요, 이 시험에서 AI 안경을 착용한 수험생이 적발됐습니다. 이 학생은 처음에는 일반 안경을 썼다가, 시험이 시작되자 AI 안경으로 바꿔서 착용한 걸로 알려졌습니다. 연세대는 이 학생을 불합격 처리했습니다.

비슷한 일은 서울시립대에서도 벌어졌습니다. 지난 3일, 서울시립대에서 진행된 자연계열 논술시험에서 AI 스마트안경을 착용한 수험생이 적발됐습니다. 일반 안경에 비해서 유독 테가 두꺼운 걸 수상하게 여긴 감독관이 확인을 요청해서 AI 안경인 걸 알아챈 겁니다. 이 수험생 역시 처음에는 일반 안경을 쓰고 있었습니다. 서울시립대는 이 수험생을 불합격 처리하고, 향후 3년간 모든 전형에 응시하지 못하도록 조치했습니다.

AI 안경 써보니 "정답은 3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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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한번 AI 안경을 쓰고 시험을 풀어봤습니다. 저는 메타 AI가 탑재된 안경을 쓰고 2년 전 수능 영어영역 문제를 풀어봤는데요. 문제 해결을 부탁한 지 몇 초 지나지 않아 바로 답을 알려줍니다.

[수능 문제를 한 번 풀어볼게요. 헤이 메타, 19번 문제의 정답이 뭐야?]

[19번 문제의 정답은 3번입니다.]

물론 제가 착용했던 안경은 딱 봐도 테가 두껍고, 테에 작은 소형 장비가 탑재된 것도 보여서 AI 안경이란 걸 바로 알 수 있습니다. 문제는 안경테가 얇은 AI 안경들이 출시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안경테가 얇고, 카메라 렌즈도 없는 AI 안경들이 나오는데, 이건 정말 육안으로 구분하기 쉽지 않습니다.

"아예 가져오지 말라"지만…막을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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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시험에서 AI 안경을 이용한 부정행위, 어떻게 막을 수 있을까요? 우선 평가원은 AI 안경을 시험장 반입 금지 물품으로 명시했습니다. 시험장에 아예 가져오지도 말라는 겁니다. 만약 수능 시험 중에 AI 안경을 착용하다 적발되면 실제 그 기능을 사용했는지와 무관하게 부정행위로 간주됩니다. 그럼 올해 수능은 물론, 내년 수능까지 응시할 수 없습니다. 또, AI 안경을 착용하지 않더라도 응시장에 반입했다가 감독관에게 제출하지 않으면 이 역시 부정행위로 간주되고요, 감독관이 안경 검사를 요구했는데 여기에 불응할 경우도 부정행위로 여겨질 수 있습니다.

부정행위를 막기 위해서 교육당국도 여러 가지 가이드라인을 만들긴 했지만. 관건은 AI 안경 반입 자체를 막을 수 있냐는 겁니다. 일단 금속 탐지기로는 일반 안경과 AI 안경 구분이 아예 안 됩니다. 전파 탐지기를 쓸 순 있는데, 전파 탐지기는 시험장 밖의 전파에도 쉽게 반응해서 실제로 부정행위를 한 수험생을 그 자리에서 바로 특정하기 어렵다고 합니다. 또, 시험장 주변 환경 여건 따라서 차이가 좀 있기 때문에 전파 탐지기 활용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게 교육부의 입장입니다. 결국 사전 방지가 아닌 사후 감독 영역에 맡긴 셈입니다.

[최교진/교육부장관 (지난 7일, 국정감사) : 스마트 안경 같은 경우 새롭게 나타나는 위협 요인인데, 그것이 발견되면 올해 수능에서의 자격을 박탈할 뿐만 아니라 1년 후까지 그러니까 내년까지도 그 자격을 박탈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반수생이 AI 안경 쓰고 수능 보면 제재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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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에서 AI 안경을 쓰고 응시했다 적발되는 사례가 워낙 많다 보니까 이런 의문점도 생깁니다. 첫 번째, 만약 현재 대학을 다니고 있는 반수생이 이번 수능을 보면서 AI 안경을 착용했다 걸리면 어떻게 될까요? 본인은 이미 대학을 다니고 있으니까, '걸리면 어쩔 수 없고, 안 걸리면 다행이다' 이런 생각으로 부정행위를 시도할 수 있지 않냐는 겁니다. 수능은 당연히 부정행위로 간주돼서 수능 응시가 제한되긴 하는데, 이 제재가 대학까지 바로 이어지진 않습니다. 고등교육법상 수능 부정행위자에 대한 제재는 수능에 한해서 적용되기 때문에, 이 학생이 소속된 대학 차원의 징계가 자동으로 이뤄지진 않는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반수생은 이미 대학을 다니고 있으니까, 수능 응시 제한조치가 이 사람에겐 별다른 페널티가 아닌 겁니다.

두 번째, 연세대와 서울시립대에서 AI 안경을 착용해서 적발됐던 수험생들은 다른 대학의 입학 전형에서도 불이익을 받을까요? 교육부의 답변은 '아니다'입니다. 대학별고사 부정행위자에 대한 제재조치는 해당 대학에 한해서 적용되기 때문입니다. 누가, 또 어떤 부정행위를 저질렀는지에 대한 정보는 대학간 공유가 안 되는 구조입니다. 즉, 연세대나 서울시립대에서 부정행위로 걸린 학생이 다른 대학의 전형에 응시해서 합격하면 버젓이 대학생활을 할 수 있는 겁니다.

발전 속도 빠른 AI 안경...고민 깊어지는 교육당국

AI 안경을 활용한 입시나 대학 시험에서의 부정행위, 한국에서만 일어나는 일은 아닙니다. 2024년, 일본 와세다대학교 입학시험에선 스마트 안경을 활용해 부정행위를 저지른 학생이 적발됐습니다. 이 학생은 AI 안경으로 시험지를 촬영한 뒤에, 외부에 보내서 답을 받는 방식으로 부정행위를 한 걸로 알려졌습니다. 중국 광둥성 광저우의 화난농업대학 기말고사에서도 스마트 안경을 이용한 부정행위가 적발됐습니다. 한 건이 아니라 여러 건이 적발돼서, 해당 학교는 스마트 안경뿐만 아니라 스마트워치, 초소형 이어폰 등 각종 전자기기를 반입만 해도 0점 처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현재 미국의 SAT 시험장엔 모든 형태의 스마트 안경 반입이 금지됐습니다.

예전에는 손바닥에 볼펜으로 답을 적어두거나, 아니면 책상 밑 서랍에 몰래 교과서를 넣어놓고 슬쩍 보는 방식으로 부정행위가 이뤄졌다면, 이제는 안경을 쓰고 AI에게 물어보는 방식으로 변했습니다. 각종 탐지기술, 감독 방법보다 AI 안경의 발전 속도가 더 빠른 상황, 교육당국의 고민이 깊어지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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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윤하 기자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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