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30일 전남광주 구례군 구례스토어에서 열린 농어촌 기본소득 현장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오늘(30일) 농지 전수조사 과정에서 드러난 묘지·맹지·저활용 농지 등 농촌 현실과 맞지 않는 문제를 후속 제도 개선에 반영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송 장관은 관행적 임대차나 고령에 따른 휴경 등은 처분 대상으로 삼지 않고 특별조치법을 통해 정상화 기회를 주는 한편, 투기 목적의 농지 취득과 중대한 불법 전용에는 엄정하게 대응하겠다는 방침도 재확인했습니다.
송 장관은 이날 전북 남원시청에서 23개 읍·면·동 이·통장 대표 등과 농지 전수조사 현장 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말했습니다.
이기열 남원시의회 경제농정위원장은 맹지에 선조들의 묘지가 있는 경우 전수조사에서 불법으로 분류될 수 있다며 관련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이에 송 장관은 농지로 등록된 토지에 묘지가 있는 사례가 있다며 사후에 정리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맹지나 저활용 농지는 농지로 정비하거나, 농지로 활용하기 어려운 경우 태양광 등 다른 용도로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송 장관은 "농지법 개정은 뚝딱할 수 있는 일이 아니어서 내년에 논의해 제도를 개선할 것"이라며 "당장 위반 상태인 것들은 특별조치법을 통해 충분히 유예하거나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 종중 농지 등 현장 난제 제기…"관행적 위반은 처분 대상 아냐" 이날 간담회에서는 종중·마을 공동재산이 개인 명의로 등기돼 후손과 주민 간 분쟁으로 이어지거나 소유 관계를 확인하기 어려운 농지 등 현행 제도로 해결하기 어려운 사례도 잇따라 제기됐습니다.
이장들은 조사와 후속조치 과정에서 혼란이 없도록 구체적인 조치 기준을 안내하고, 정상화에 필요한 충분한 유예기간을 달라고 건의했습니다.
윤원습 농식품부 농업정책관은 종중 농지의 경우 명의신탁 등으로 얽혀 실제 소유자를 판단하기 어려운 사례가 있다며 농지법 개정 과정에서 개선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농식품부는 이번 조사에서 드러난 불합리한 제도를 토대로 내년 상반기 농지법 개정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송 장관은 농촌에서 관행적으로 이뤄진 임대차나 고령에 따른 휴경 등을 투기 목적의 위반과 동일하게 취급하지 않겠다는 점도 거듭 강조했습니다.
그는 계약서를 쓰지 않은 임대차나 농지를 바꿔 경작하는 경우, 고령에 따른 휴경, 상속·이농 농지 등은 "전혀 처벌이나 단속 대상이 아니라고 100번 강조한다"고 말했습니다.
농식품부는 계약서가 없더라도 농지법상 임대 허용 사유에 해당하면 적법한 임대차이며, 상속 농지나 일정 기간 이상 직접 경작한 고령 농업인의 농지 임대는 구두 계약이라도 불법이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반면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거짓 영농계획으로 농지를 취득한 뒤 무단 휴경하거나 불법 임대한 경우, 농업법인이 농지를 취득한 뒤 부동산업을 영위하는 경우, 경매 등으로 농지 지분만 취득한 뒤 무단 휴경·불법 임대한 경우와 농업진흥지역 내 중대한 불법 전용에는 엄정하게 대응할 방침입니다.
◇ 농지은행 이용·예산도 도마…"국회서 추가 증액해야" 농지은행 이용 절차와 사업 여력을 둘러싼 건의도 나왔습니다.
고령 농업인이 농지은행을 직접 방문하기 어렵다는 지적에 송 장관은 농지은행이 직접 찾아가는 서비스를 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농지은행 사업 예산이 부족하다는 지적에는 "농지은행 예산이 올해보다 25% 증액됐지만 이것도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국회 단계에서 예산 증액이 더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당정협의에서도 관련 내용을 논의했다며 추가 예산 확보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농식품부가 지난 7월 말 발표한 기본조사에서는 조사 대상 1천49만 필지 가운데 약 27%인 284만 필지가 불법 임대차나 무단 휴경 등 농지법 위반 의심 사례로 분류됐습니다.
이후 농촌 현장에서는 관행적으로 이뤄진 임대차나 고령에 따른 휴경까지 처분 대상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했습니다.
정부는 지난 21일 농촌 현실에서 발생한 관행적 위반은 일률적인 처분 대상으로 삼지 않고 특별조치법을 통해 충분한 정상화·양성화 기회를 주겠다는 보완책을 발표했습니다.
보완책에도 농지 거래가 더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는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국농어촌공사에 따르면 전국 농지 거래 필지 수는 2021년 66만 3천381필지에서 지난해 31만 4천144필지로 52.6% 감소했고, 거래 면적도 6만 9천409㏊에서 3만 5천731㏊로 줄었습니다.
전국 농지 평균 실거래가격은 2021년 ㎡당 8만 1천434원에서 올해 1∼7월 5만 85원으로 낮아졌습니다.
송 장관은 "이번 전수조사가 농업인을 적발하고 처분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농지의 소유·이용 실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현실에 맞는 농지 관리와 제도 개선에 활용하기 위한 것"이라며 현장에서 나온 의견을 후속 제도 개선에 반영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사진=농림축산식품부 제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