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남 반도체 산업단지에 하수처리수를 공급할 광주제1하수처리장
3대 메가프로젝트 등으로 물 수요가 급증할 것은 분명한데 댐과 같은 수리시설은 추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정부가 '쓴 물 다시 쓰기'에 집중합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030년 공업용수 5분의 1을 '하수재이용수'로 공급하기로 하고 이를 반영해 '제2차 물 이용 기본 계획'을 변경했습니다.
계획에 따르면 2030년 한강·금강·낙동강·영산강·섬진강 등 5대 권역 공업용수 이용량은 연간 29억 400만t에 달할 전망입니다.
이 가운데 6억6천400만t(22.9%)을 사용한 공업용수를 정화한 물로 공급한다는 것이 정부의 목푭니다.
애초 공업용수 재이용률 목표치는 15.0%였는데 7.9%포인트(p) 상향됐습니다.
2030년엔 전체 하수처리수 20%를 하수처리장 밖으로 내보내 공업용수와 농업용수 등으로 사용한다는 목표도 세웠습니다.
2030년 연간 하수 처리량은 79억 9천800만t으로 예상되며 하수처리장 밖에서 용수로 재이용하는 것으로 목표하는 양은 15억 7천600만t입니다.
정부는 2030년 전체 물 이용량(연간 394억t 예상) 7.2%(연간 28억5천t)를 하수처리수와 중수도, 빗물, 폐수처리수를 재이용해 공급한다는 목표도 제시했습니다.
지난 2024년 재이용된 물이 하수처리수 11억7천만t, 중수도 2억6천만t, 빗물 1천300만t, 폐수처리수 3천 900만t 등 14억 8천만t이란 점을 고려하면 재이용하는 물을 2배 가까이 늘린다는 것입니다.
이번 물 이용 기본 계획 변경 작업은 메가프로젝트 발표 전 이뤄졌습니다.
경기 용인시에 조성되는 반도체 클러스터와 15개 국가첨단산업단지 물 수요는 반영됐지만 호남 반도체 산단은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호남 반도체 산단에도 하루 30만t의 하수처리수가 공급될 예정으로, 이를 고려하면 향후 공업용수 공급에서 하수처리수가 차지하는 비중은 계획보다 높아질 전망입니다.
정부가 물 재이용에 힘을 싣는 이유는 기후변화로 극한가뭄이 빈번해지는 가운데 반도체와 AI 등 물이 대량으로 필요한 산업을 육성하려다 보니 '안정적인 수자원'이 절실해졌기 때문입니다.
현재 물 재이용률이 15% 정도로 낮은데, 이를 달리 보면 정부의 노력에 따라 활용할 여지가 많은 상황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정부는 이번에 변경된 기본 계획을 이행하려면 올해부터 2030년까지 5년간 총 2조 천968억 원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국비와 지방비를 각각 1조 107억 원과 5천574억 원 투입하고 민간에서 6천287억 원을 조달한다는 방침을 세웠습니다.
제도적으로는 일정 규모 이상 산단에 하수재이용수 사용 의무를 부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산업시설에서 냉각수로 사용된 뒤 배출된 온배수의 재이용을 늘리기 위한 기반을 마련합니다.
특히 정부가 주도해 광역 단위 물 재이용 시설을 설치하고 사업을 시행하는 방안을 추진합니다.
현재 물재이용법상 공공하수도관리청이 재처리수를 공급할 수 있어 지방자치단체가 물 재이용 사업 주체가 되는데, 지자체 재정 여건이 열악하거나 여러 지자체가 연관되면 지자체가 사업을 꺼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진=전남광주통합특별시 제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