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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수는 줄었는데 탄 면적은 15배…그 앞에 세울 헬기는 4년째 오지 않는다 [취재파일]

흔들리는 초대형 헬기 사업 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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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선 다섯 편에서 3천200억 원짜리 초대형 헬기 사업이 어디서부터 어떻게 어긋났는지를 봤습니다. 마지막 편은 결국 초대형 헬기는 필요한가. 필요하다면, 지금처럼 구매하는 것이 맞는가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에 대한 답을 내려보고자 합니다.

(1편) 380억 주고 산 산불 헬기, 미군이 쓰던 중고 헬기였다? [취재파일]

(2편) 업체 말만 믿었나? 계약 변경 타당했나? [취재파일]

(3편) 흔들리는 3,200억 계약 핵심은 '인증'…받을 수 있나? [취재파일]

(4편) 군 시절 사고 이력 불분명…사업 추진 이대로 괜찮나? [취재파일]

(5편) 국익 고려했다는 산림청, 안 되면 접는다? [취재파일]

건수는 줄었는데, 탄 면적은 15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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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진은 산림청이 공개하는 산불 통계 일자별 자료와 국가산불정보시스템의 산불 발생 기록을 전수 분석했습니다. 2016년부터 2025년까지 5천291건, 여기에 국가산불정보시스템에 남은 2021년 이후 2천211건을 더해 들여다봤습니다.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산불 건수 자체가 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2016년부터 2020년까지 다섯 해 동안 산불은 연평균 570건 났습니다. 2021년부터 2025년까지는 연평균 488건입니다. 오히려 14% 줄었습니다.

그런데 탄 면적은 정반대입니다. 앞 다섯 해의 연평균 피해 면적은 1천785헥타르인데, 뒤 다섯 해는 2만 7천157헥타르입니다. 15.2배입니다.

100헥타르 이상 번진 대형 산불도 연평균 2.2건에서 5.4건으로 늘었습니다. 2022년에 11건, 2023년에 8건, 2025년에 6건이 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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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 피해 면적의 대부분을 한두 건이 만들어 내는 구조는 더 뚜렷합니다. 2022년 전체 피해 면적 2만 4천797헥타르 가운데 1만 6천302헥타르, 66%가 울진에서 시작된 한 건에서 나왔습니다. 2025년에는 10만 5천99헥타르 가운데 9만 9천289헥타르, 94%가 의성에서 시작된 한 건이었습니다.

산불이 잦아진 것이 아니라, 한 번 나면 걷잡을 수 없이 커진 것입니다. 초기에 큰 물량을 쏟아붓는 진화 자원이 왜 필요한지가 여기서 나옵니다.

산불은 밤에도 난다

또 하나 달라진 것이 있습니다. 밤에 나는 불입니다.

취재진은 국가산불정보시스템에서 발생 시각이 기록된 산불을 연도별로 집계했습니다. 산림청 공식 산불 통계와 같은 기준, 그러니까 오후 7시부터 다음 날 오전 5시 사이에 난 불을 야간으로 잡았습니다.

올해 1월 1일부터 9월 17일까지 난 산불은 422건이고, 이 가운데 야간에 발생한 불이 78건입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394건 가운데 39건이었습니다. 야간 산불이 정확히 두 배가 됐습니다.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9.9%에서 18.5%로 뛰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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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산림청은 밤에 헬기를 띄운 적이 없습니다.

취재진이 정보공개청구로 받은 산림청 전체 헬기 63대의 12년 치 출동 기록 1만 2천763건을 전수 분석한 결과, 해가 진 뒤 처음 이륙한 기록은 한 건도 없었습니다. 낮에 출동해 밤까지 진화를 이어간 경우가 열 차례 있었을 뿐입니다.

산림항공본부도 이를 인정합니다. 관계자는 "저희 항공기도 야간 산불 진화한 게 한 대도 없습니다. 야간에 떠서 촬영만 수리온이 몇 번 한 적은 있어도 진화한 적은 없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산림청은 올가을 산불철부터 수리온 3대와 S-64 4대를 야간에 투입할 계획을 최근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물 2만 1천 리터가 사라졌다?

사실상 산림항공본부의 주력기는 러시아제 카모프입니다. 29대를 보유하고 있는데, 산림항공본부는 "29대 중에 현재 7대가 가동 못하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러시아산 부품 수급이 막히면서 생긴 일입니다. 본부장은 앞으로 더 상황은 좋지 않을 것이라고도 언급했습니다.

대형 헬기가 필요한 이유는 담수량 크기입니다. 국산 수리온은 제원상 2천 리터급이지만, 산림항공본부 설명으로는 연료를 채우고 한 번 날아 실제로 담을 수 있는 물은 1천200리터에서 1천500리터 수준입니다. 이번에 계약한 초대형 헬기는 최대 1만 리터, 통상 6천 리터에서 7천 리터를 싣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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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항공본부는 "앞으로의 이런 큰 대형 산불에 대해서는 1만 리터급의 시누크가 필요하다라고 다 인정을 하고 있습니다. 근데 문제는 인증이나 이런 부분들"이라고 했습니다.

초대형 헬기가 필요하다는 데는 이견이 없습니다. 문제는 그것을 어떻게 마련하느냐입니다.

미국 산림청은 헬기를 한 대도 사지 않는다

그렇다면 다른 나라는 어떻게 할까. 취재진이 각국 공식 자료를 확인한 결과, 정부가 대형 진화 헬기를 직접 사서 보유하는 쪽이 오히려 예외였습니다.

미국 연방산림청의 한 자료에 따르면, 2023년 미 산림청이 운용한 헬기는 304대입니다. 이 가운데 기관이 소유한 헬기는 한 대도 없습니다. 82대는 전용 계약, 222대는 수요시 호출 방식으로 민간 업체와 계약한 기체였습니다.

호주에서는 주 단위에서 국가항공소방센터를 운영합니다. 2020년 왕립위원회 보고서는 이 기구에 대해 "NAFC는 어떤 항공기도 직접 소유하거나 운용하지 않는다"고 적었습니다. 각 주의 소요를 모아 시장에 일괄 조달하는 방식으로 약 150대를 계약합니다. 같은 보고서는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어느 한 주가 필요한 전문 항공자산 전부를 유지하는 것은 실용적이지도, 합리적이지도, 비용 효율적이지도 않다."

캐나다는 올해 처음 국가 단위 산불항공대를 만들면서 5년간 3억 1천670만 캐나다달러를 배정했는데, 항공기를 사는 대신 민간 업체 3곳과 계약해 10대를 확보했습니다.

경찰 헬기에는 있고, 산불 헬기에는 없는 것

국내로 돌아오면 더 구체적인 질문이 남습니다. 산림청이 항공기 조달 전문성을 갖추지 못했다면, 그것을 메워줄 장치는 없었을까.

취재진이 법령을 확인해 보니, 이미 있습니다. 다만 산림청은 그 대상에서 빠져 있습니다.

「군용항공기 비행안전성 인증에 관한 법률」 제2조의2는 "이 법의 감항인증에 관한 규정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찰용 및 세관용 항공기에 준용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같은 법 시행령 제2조는 그 대상을 경찰청, 해양경찰청, 관세청이 사용하는 항공기로 규정합니다.

즉 경찰 헬기와 해경 헬기는 군용기와 같은 기준으로 방위사업청이 감항인증을 합니다. 비국방 기관의 항공기에 군 인증 체계를 적용하는 입법 선례가 이미 있는 것입니다. 그 시행령에 산림청과 소방청은 들어 있지 않습니다.

산림청 헬기는 항공안전법상 '국가기관등항공기'로 분류돼 국토교통부 소관입니다. 그런데 항공안전법에는 항공기를 도입하는 단계에서 국토부가 사전에 심사하거나 협의하는 절차가 없습니다. 형식증명도 감항증명도 모두 "받으려는 자"가 신청해야 시작되는 사후·신청주의입니다.

조달 쪽도 마찬가지입니다. 조달사업법 제24조는 조달청이 수요 기관의 조달 업무를 대행할 수 있는 범위를 소프트웨어 사업과 공사로 한정하고 있습니다. 일반 물품인 항공기 구매를 대행할 법적 근거는 없습니다.

방위사업청에 맡기면 어떨까?

그렇다면 애초에 전문성을 갖춘 방위사업청에 맡길 수는 없었을까요?

법률에는 근거가 없습니다. 법이 정하는 '군수품'은 국방부와 각 군이 사용·관리하기 위해 획득하는 물품이고, 제61조의 위임·위탁도 국방부장관에서 방위사업청장으로, 방위사업청장에서 국방과학연구소와 국방기술품질원으로 내려가는 방향만 규정합니다.

그런데 다른 통로가 있습니다.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제6조 제3항은 "각 중앙 관서의 장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그 소관의 계약에 관한 사무를 다른 관서에 위탁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같은 법 시행령 제5조에 따라 상대 기관장의 동의를 얻고 감사원에 통지하면 됩니다.

만약 이 사업이 방위사업법 체계 안에 있었다면 어떤 조항이 적용됐을지 대조해 봤습니다.

방위사업법 제46조의5는 "당초의 방위사업 계약은 원칙적으로 변경할 수 없다"고 못박고 있습니다. 산림청은 지난해 10월 기종과 납기, 금액을 모두 바꿨습니다. 제46조의4는 정당한 이유 없이 지체한 계약 상대자에게 지체상금을 "부과하여야 한다"고 의무로 규정하고 감면 사유를 한정해 열거합니다. 산림청은 납기를 1년 6개월 연장해 부과 대상에서 벗어났습니다. 제21조는 구매 시험평가를 "실물에 의한 시험평가"로 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습니다. 제14조의2는 대규모 구매 사업에 착수하기 전 사업타당성조사를 받도록 의무화하고, 그 수행기관까지 법에 적어 두었습니다. 산림청은 국회 답변에서 "'25년 말까지 국내외 인증 절차를 모두 완료할 수 있는지를 별도로 검증하는 절차는 실시하지 않았음"이라고 적었습니다. 제12조는 기종 결정과 협상, 품질 보증, 기술 관리를 맡을 전문 인력을 통합해 사업 전 과정을 관리하도록 하는 통합사업관리제를 두고 있습니다.

또한, 국가계약법 체계에는 이에 대응하는 강행 규정이 하나도 없습니다.

산림청이 계약을 변경하고 납기를 연장한 것을 두고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다"고 말하는 근거가 여기 있습니다. 실제로 산림항공본부장은 취재진에게 국가계약법 시행령 제65조와 조달청 외자업무 처리규정 제57조를 근거로 로펌 자문을 받았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그것이 가능했던 이유가, 이 사업에 적용되는 견제 장치가 애초에 느슨했기 때문이라는 점이 이번 취재에서 확인된 구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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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대안은?

세 가지로 정리됩니다.

첫째는 구매 방식입니다. 3년에서 5년 걸리는 항공기를 한 해 예산으로 한 대씩 사는 방식은 더 이상 유지되기 어렵습니다. 산림항공본부장이 기획재정부에 요청했다는 "10년간 몇 대"라는 복수년 획득 체계가 출발점입니다. 국방 분야에는 이미 중기계획과 다년도 계약 제도가 있습니다.

둘째는 구매 주체입니다. 항공기 조달은 기종 선정과 시험평가, 규격화, 감항인증, 계약 이행 감독이 한 덩어리로 움직이는 일입니다. 산림청이 이 전부를 자체적으로 감당해야 할 이유는 없습니다. 경찰과 해경 항공기의 감항인증을 방위사업청이 맡는 선례가 있고, 계약사무를 다른 관서에 위탁할 법적 통로도 이미 있습니다. 시행령 한 줄을 고치는 문제입니다.

셋째는 소유할 것인가입니다. 미국과 호주, 캐나다, 유럽연합이 공통으로 도달한 결론은 대형 진화 항공기를 사는 대신 가용성을 계약하는 쪽이었습니다. 다만 호주 왕립위원회가 해외 항공기 의존을 "주권 리스크"로 지적했듯 계약 모델에도 약점이 있습니다. 미국 산불완화관리위원회는 2023년 보고서에서 "국가 전략은 계약과 정부 소유를 포함한 모든 소유 모델을 고려해야 한다"고 권고하면서, 정부 소유와 민간 계약의 비용 비교가 아직 수행되지 않았다는 점도 함께 적었습니다. 어느 쪽이 싸다는 결론이 아니라 비교부터 해보라는 권고입니다.

우리는 그 비교를 한 적이 없습니다.

산불은 잦아지지 않았지만 한 번 나면 크게 번지고, 이제 밤에도 납니다. 그 앞에 세울 장비가 필요하다는 데는 아무도 이견이 없습니다. 이번 사업이 남긴 것은 장비가 필요하냐는 질문이 아니라, 필요한 장비를 우리가 제대로 마련할 수 있는 체계를 갖췄느냐는 질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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