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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재난에 중국 글로벌 영향력 시험대…'일대일로' 흔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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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중국과 네팔 국경 히말라야 산악지대에서 막대한 인명피해를 낳은 대홍수가 발생하면서 중국이 발전하는 과학기술 역량에 걸맞은 리더십을 보여주고 있는지를 둘러싸고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쓰나미급 대형 재난을 계기로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를 통해 개발도상국과의 관계를 강화해 온 중국의 전략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네팔 입장에서는 수년간 무역 관계를 강화하며 자국에 대한 영향력을 키워온 이웃 대국인 중국으로부터 실제로 결정적 순간에 도움을 받는지를 확인하게 됐다는 분석입니다.

현재까지 나온 중국 측의 대응 방식은 중국이 그동안 공을 들여온 다른 국가들의 시선을 의식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수천 명에 육박하는 사망·실종자가 발생한 이번 재해는 초기부터 중국이 사전에 경보를 할 수 있지 않았냐는 의혹이 네팔 일각에서 나왔습니다.

아울러 중국과 연계된 인프라 사업이 대홍수 발생에 영향을 준 것은 아닌지 네팔 일부 언론들은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중국 정부는 이러한 의구심을 해소하려고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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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외교부와 주네팔 대사관 등은 네팔과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매우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자국 또한 티베트 지역의 피해 수습에 바쁜 와중에 네팔에 구조물자와 구조대를 파견했습니다.

중국이 보여주는 일련의 태도들은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린 이번 재해에서 중국의 역할이 평가 대상이 되고 있다는 점을 정확히 의식한 행보로 풀이됩니다.

중국 외교정책 전문가인 앨런 칼슨 코넬대 부교수는 "인프라를 재건하는 문제는 단지 이번 홍수에 대한 대응만을 의미하지 않는다"며 "더 넓게 보자면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일대일로 참여국이라는 사실이 실제로 가치가 있는지를 가늠하는 일종의 시험대가 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세계적 영향력을 키우기 위해 중국 주도의 대외 인프라·경제협력 구상인 일대일로를 2013년 제시했습니다.

네팔은 일대일로에 2017년 참여했습니다.

네팔과의 관계 강화는 중국 입장에서 경쟁국인 인도의 영향력에 맞서고 중국 정부가 오랫동안 장악에 어려움을 겪어온 티베트의 국경을 안정화하는 데 도움이 되는 길이었습니다.

네팔 대홍수 사태 속 토석류(土石流)가 완전히 덮친 티베트의 지룽 통상구는 네팔과 중국의 국경 관문으로, 점차 긴밀해지는 양국 관계를 상징하는 곳이기도 했습니다.

재해 직전까지 지룽 통상구는 신형 전기자동차와 각종 소비재를 네팔로 실어 나르는 화물차들로 붐볐다고 합니다.

중국 공식 통계에 따르면 양국 간 교역액은 2018년 11억 달러(약 1조 5천억 원)에서 2024년 22억 달러(약 3조 원)로 두 배가 됐습니다.

교역액 대부분이 중국의 대(對)네팔 수출이었습니다.

또한 일대일로 사업 일부인 철도와 송전망 등이 지룽 통상구를 통과할 계획도 있었습니다.

이처럼 양국 간 교류가 확대되는 가운데 지난해 7월에도 티베트 지역의 빙하호가 터져 네팔에서 홍수와 인명피해가 발생했고, 당시 네팔 측에서는 중국과의 정보 공유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나왔습니다.

그러나 히말라야 산악지대의 재난을 관리하기 위한 양국 간 공식 체계는 아직 갖춰지지 않았습니다.

중국이 글로벌사우스(Global South·주로 남반구에 위치한 신흥국과 개도국을 통칭) 사이에서 선도국 역할을 자처하고 있는 상황에서 드러난 이러한 현실은 중국의 리더십에 의문을 제기합니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기후 위기 관련 의제에서 손을 놓은 듯한 태도를 보이다 보니 중국이 인도와 함께 이 분야에 주도권을 잡을 수도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습니다.

네팔 국가재난위험경감·관리청 최고 책임자를 지낸 아닐 포크렐은 "(재난 경보는) 위성 기반 관측을 활용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고 중국은 이 분야에서 최고"라며 "그들에게는 그런 역량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어 "미국 정부가 기후변화 담론에서 물러서 있는 상황을 고려하면 네팔의 바로 양옆에 있는 중국과 인도가 세계적인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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