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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50㎝만 차올라도 탈출 못 한다…침수 상황서 대처법 [취재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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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철, 지하가 위험하다

본격적인 장마철이 시작됐습니다. 요즘처럼 비가 많이 올 때 가장 위험한 곳은 바로 지하 공간입니다. 지하 공간이라고 하면 우리가 흔히 아는 반지하, 지하주차장, 그리고 지하차도를 뜻하는데, 이런 지하 공간은 비가 많이 오면 순식간에 물이 차오르면서 침수될 수 있기 때문에 특별히 더 조심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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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4년 전, 그러니까 태풍 '힌남노'가 한반도를 강타한 2022년에 하천이 범람하면서 경북 포항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이 물에 잠겼던 것 기억하실 겁니다. 그때 주민 7명이 주차장을 빠져나오지 못하고 목숨을 잃었는데 이 주민들, 주차장이 침수된다는 안내 방송을 듣고 차를 빼러 갔던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리고 같은 해 여름에는,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40대 자매와 10대 딸이 침수된 반지하를 미처 탈출하지 못하고 숨졌습니다.

정부에서 지난 10년간 풍수해, 그러니까 폭풍우와 홍수로 인해 사망하거나 실종된 사람의 수를 따져보니까요, 199명 중 37명, 약 20% 정도가 지하 공간 침수로 인해 발생했다고 합니다. 지하 공간이 호우 상황에서 치명적인 이유는요, 물이 들어오는 곳과 사람이 대피하는 곳이 같아서 그 물살을 뚫고 대피해야 하는 게 쉽지 않다고 합니다.

공하성 /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물이 들어오는 곳으로 대피를 해야되는데 그곳에 물이 아주 급물살을 타고 물이 유입이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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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 공간 침수, 얼마나 위험한지 체험해 보니

그래서 지하 공간이 침수되는 게 얼마나 위험한 건지, 또 얼마나 빠져나오기 어려운 건지 제가 직접 체험해 봤습니다. 제가 간 곳은, 서울소방재난안전본부에서 운영하는 보라매안전체험관인데요, 이곳에서는 풍수해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위험한 상황들을 체험해 볼 수 있습니다. 그중에서 제가 체험했던 건 지하 공간 침수 상황 속에서 대피하는 법이었습니다. 물이 30cm, 50cm, 70cm 차올랐을 때 상황을 체험해 보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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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가 8시 뉴스에 나갔을 때, 몇몇 댓글은 뭐 저 정도는 탈출할 수 있는 거 아니냐, 기자가 열심히 안 하는 게 아니냐, 이런 몇몇 댓글들을 볼 수가 있었는데요. 저도 실제로 체험하러 가기 전에는 제가 힘이 좋으니까 '탈출할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체험을 하고 나서 제가 얼마나 오만했는지 깨달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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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이 약 50cm 정도로 제 무릎까지 차 있는데요. 아무리 힘을 줘도, 문이 안 열립니다  .

다른 시민들이 체험하는 것도 한번 지켜봤는데요. 성인 여성,

문 못 열었습니다, 또 건장한 성인 남성이 문을 열었을 때도 문이 들썩이기만 할 뿐 열리지는 않았습니다. 그리고 뉴스에서는 못 보여드렸지만 70cm 정도 그러니까 제 허벅지까지 정도 물이 찼을 때의 경우도 한번 체험을 해봤는데요. 이때는 정말 아무리 힘을 줘

도 누가 앞에서 밀고 있는 것처럼 정말 문이 꼼짝도 하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국립재난안전연구원에서 실시한 실험이 있습니다. 침수 

수심, 그러니까 물이 30cm 정도 차올랐을 때는 남자와 여자 둘 다 탈출이 가능했지만, 물이 40cm 종아리 정도까지 차올랐을 때는 남성은 탈출이 가능했지만 여성은 탈출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50cm 정도 무릎까지 차올랐을 때는 여성과 남성 둘 다 탈출하는 게 불가능했습니다. 실제로 이 실험을 한 국립재난연구원에서 연구를 하시는 연구관에게 여쭤보니까요. 물이 약 50cm 정도 차오른 거는 문 앞에 한 110kg가량의 바윗덩어리가 있는 것과 비슷한 위력이 있다고 합니다.

김학수 / 국립재난안전연구원 도시홍수실험팀장
한 50cm만 물이 차도 문 밖에 한 110kg가량 바윗덩어리가 있는 거랑 비슷한 효과를 내거든요. 그 정도로 문이 무거워서 열리지 않는다는 거죠. 40cm 정도면 수압으로 따지면 일반 방화문일 경우에 그것도 한 70kg 가까이 되는 거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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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성인 무릎 높이로 물이 차면 닫혀 있는 문을 열고 탈출하는 게 불가능해지는 만큼 가장 좋은 방법은 물이 조금이라도 차오르는 조짐이 보이거나 배수구에서 물이 역류한다, 그러면 그 즉시 대피해야 합니다. 문을 열 때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하나 궁금하신 분들도 있으실 것 같습니다. 밀어서 문을 열어야 하는 경우에는 몸을 낮춘 채로 어깨를 문에 밀착시킨 채 힘껏 힘을 줘야 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문을 당겨서 열어야 하는 경우에는 양손으로 문고리를 잡고, 우리가 흔히 하는 스쿼트 자세를 한 채로 문을 힘껏 당기면 됩니다.

최연우 / 보라매안전체험관 운영팀장
손잡이 근처에서 한 발 떨어져서 가운데 부분에 어깨를 갖다가 밀착하시는거예요. 그 상태에서 약간 비스듬히 서서 힘을 여기에다가 주셔야 해요.
계단 타고 탈출할 때는?

문을 탈출했다고 끝이 아닙니다. 지하 공간 같은 경우에는 탈출을 했을 때 계단을 타고 위로 올라가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흙탕물이 쏟아져 들어오는 계단을 오를 때는 양손으로 난간을 꼭 붙잡고 올라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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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쪽으로 이렇게 잡아야 되는 게 아닌가생각하실 수도 있는데요, 물이 거세게 쏟아지는 상황에서 양팔을 펼친 채로 난간을 잡으면 급류에 중심을 잃어 뒤로 넘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양손은 모두 난간 한쪽으로 잡아주셔야 합니다. 그리고 양손으로 난간을 붙잡으셨다면요, 그 다음에는 스케이트를 탄다고 생각하고 발을 띄는 게 아니라 바닥에 딱 붙인 채 밀듯이 이동하셔야 안전합니다.

최연우 / 보라매안전체험관 운영팀장
보통 토사 때문에 (계단 바닥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기 때문에 그 상황에서 발을 많이 띈다는 건 수압 때문에 뒤로 넘어질 수 있기 때문에 거의 바닥에 밀착하듯이….

그리고 물이 계속 들어와 발을 떼기 어렵게 만드는 장화나 미끄러질 수 있는 구두보다는 차라리 맨발이 낫습니다.

지하주차장에서 물이 차오른다면?

지하주차장과 지하차도에서도 물이 차오르기 시작하면 차량은 포기하는 게 좋습니다. 바퀴 절반 정도까지만 물이 차올라도 수압 때문에 차량 내부에 갇힐 위험이 있습니다. 만약 대피가 늦어 차량 안에 갇힌 경우 창문을 열거나 부수고, SUV의 경우 트렁크를 열어 탈출로부터 확보해야 합니다.

이런 분들도 계실 것 같습니다. 주차장이 물에 잠기기 전에 빨리 차를 타고 지상으로 올라가야겠다고 생각하시는 분들 정말 위험하다고 합니다. 자동차는 차량의 3분의 2 정도만 물이 차도 부력 때문에 차가 물에 뜨게 됩니다. 그럼 물살이 조금만 발생을 해도차가 오도가도 못하고 힘없이 떠내려가 버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아무리 얕은 물이라고 해도 지나갈 수 있겠다고 생각하는 건 아주 위험합니다.

지금까지 대피법을 알아봤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예방이라고 합니다. 전문가들은 비가 많이 올 것 같으면 모래주머니나 물막이판을 미리 설치하고, 배수구를 미리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이번 여름 모두 안전하고 무탈하게 보내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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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은영 기자 기자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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