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뭄으로 땅이 갈라진 캔자스 주 맥스빌의 밀밭
이란 전쟁에 따른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농작물 생산비가 상승하는 가운데, 슈퍼 엘니뇨 현상까지 겹쳐 세계 식량 가격 급등이 우려됩니다.
전 세계 곳곳에 폭염과 홍수 등을 일으키는 엘니뇨는 적도 부근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높아져 기상에 큰 변화를 일으키는 현상입니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은 지난달 발표한 보고서에서 올해 엘니뇨 현상이 이미 시작됐고, 열대 태평양 해수 온도가 평년보다 섭씨 2도 이상 높은 슈퍼 엘니뇨로 발전한 가능성이 63%에 달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경제학자들은 올해 슈퍼 엘니뇨가 세계 식량 가격에 심각한 충격을 줄 수 있고 이 현상은 2028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보도했습니다.
골드만삭스 분석가들에 따르면, 올해 슈퍼 엘니뇨로 전 세계 식량 가격이 15.8% 급등할 수 있는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작물별로 파종과 재배, 수확 시기 등이 다르기 때문에 식량 가격 인상 현상은 2028년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골드만삭스는 세계 최대 쌀 생산국인 인도는 이미 엘니뇨의 영향을 받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인도는 몬순(우기) 시즌이 시작됐지만 일부 지역은 예년 강수량의 25%만 기록 중이고, 인도 중부의 일부 지역도 강수량이 예년의 50% 정도에 그치고 있습니다.
이는 인도에서 생산되는 쌀과 밀, 사탕수수 공급에 영향을 끼쳐 전 세계적으로 그 여파가 미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탈리아 은행 유니크레딧도 슈퍼 엘니뇨 현상으로 전 세계 농업 생산이 14.3% 감소해 3천420억 달러(약 513조 원)의 생산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고 추산했습니다.
유니크레딧은 "핵심 원자재 전반에 걸쳐 가격이 10∼50% 가까이 오를 수 있다"며 "특히 쌀과 팜유, 설탕, 커피 등은 50%에서 100% 이상까지 가격이 급등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경제 전문가들은 전 세계 가계가 슈퍼 엘니뇨로 생활이 더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에너지 가격 상승에 슈퍼 엘니뇨로 인한 농작물 생산 타격까지 겹쳐 생활고를 더 심화시킬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가디언은 엘니뇨가 농작물 수확과 식량 공급망에 타격을 준 사례로 1876∼1878년의 인도 상황을 소개했습니다.
당시 인도를 비롯해 중국, 남아프리카, 브라질, 이집트 등에 엘니뇨로 치명적인 가뭄이 발생했습니다.
식민 통치로 상황이 좋지 않았던 인도에서는 600여만 명이 가뭄에 따른 기근으로 사망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