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피커 청년우울](http://img.sbs.co.kr/newimg/news/20240417/201921077_1280.jpg)
지난 몇 년간 코로나19 유행으로 모두가 힘든 시기를 보냈지만, 청년층의 우울과 자살 문제는 특히 도드라졌습니다. 이는 수치로도 증명됩니다. 지난해 말, 정부는 청년들의 정신건강 문제에 집중하는 내용을 담은 정책을 발표했습니다.
그날 저는 서울의 한 정신건강의학과 의원에서 30대 여성 환자 A 씨를 만났는데, 그는 치료 과정에서 느낀 어려움과 아쉬움을 진솔하게 털어놨습니다. 정부 정책에는 미처 담기지 않은 내용이 많았습니다. <더 스피커>는 A 씨의 사례를 통해 우리 사회가 '청년들의 정신건강 문제'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병원에 가야 하는데 돈 때문에..."
아침저녁으로 약을 챙겨 먹으며 몇 년을 지내다가, 자살 시도로 한 달 넘게 병원에 입원하기도 했습니다. 자해와 자살 시도가 빈번해지면서 A 씨는 경계성 인격장애 진단까지 받았습니다.
![더스피커 청년우울](http://img.sbs.co.kr/newimg/news/20240417/201921079_1280.jpg)
"약의 부작용이 있다 보니까, '약을 끊고 싶다' '병원을 그만 가고 싶다'라는 생각이 강해요. 지금은 관리해야 하는 병이라고 생각하고, 당뇨처럼 생각하고 계속 약을 병행하고 하지만 사실 불편하거든요. 약을 안 먹으면 활동이 안 되니까요."
치료에 대한 의지가 강하고, 주위의 지지를 받고 있는 A 씨조차도 머뭇거리게 되는 순간이 있습니다. 부담스러운 치료비 때문입니다.
"입원하면 당장 나가고 싶어요, 돈 때문에. 너무 비싸요. 집중 치료를 하는 게 입원병동만한 데가 없다고 생각하는데 엄두가 안 나요. 병동에서 만난 친구는 저처럼 경계성 장애여서 입·퇴원이 잦았는데, 자해를 하면 흥분도가 굉장히 높은 상태에서 응급실로 실려가거든요. 그 상황이 잦은 사람은 응급입원비가 부담이 돼요."
밤에 찾아오는 감정의 소용돌이는 더 위태롭습니다. A 씨는 그때마다 주위에 도움을 요청하기보다 의료진을 찾아가 치료를 받는 게 효과적이란 사실을 알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습니다.
"저 스스로 119를 눌러서 '제가 지금 죽고 싶은 상황이라 상태가 안 좋으니 병원에 좀 데려가 달라'고 하는 경우도 있어요. 그런데 기존에 그 병원에서 외래진료를 받지 않았으면, 약 처방이 안 돼요. 약을 먹지 못한 상황에서 계속 대기하다가, 응급실이니까 피검사나 심전도 검사 같은 걸 필수로 하잖아요. 결국 아무것도 처치받지 못하고 비용만 10만 원 넘게 나와서, 나중에는 응급실도 안 가게 되죠."
팬데믹에 급증한 청년 자살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대 우울증 환자 수는 2018년 9만 9,796명에서 2022년 19만 4,322명으로 2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국립중앙의료원과 중앙응급의료센터에 따르면, 2022년 전국 응급실 이용자의 0.56%는 자해·자살 시도자(4만 3,268건)였습니다. 이 중 46%가 10~20대로, 이들 세대의 자해·자살 시도는 최근 수년간 급증하는 추세입니다.
코로나19 유행으로 청년층의 정신건강은 사회적 상황에 취약하다는 사실이 극명히 드러났습니다. 팬데믹은 진정됐지만, 그 영향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A 씨가 다니는 정신건강의학과 의원에도 청년층 환자가 많습니다. 대부분 우울증이나 공황장애, 불면 등을 겪고 있습니다.
![더스피커 청년우울](http://img.sbs.co.kr/newimg/news/20240417/201921078_1280.jpg)
"젊은 분들은 아무래도 취업 준비하면서 많이 와요. 취업을 해도 문제인 게, 사회초년생이다 보니까 '내가 잘하고 있는 게 맞나' 이런 생각도 많이 하고요. SNS가 발달해 있다 보니까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면서 스트레스받아서 오는 경우도 많습니다. 요즘에는 선택지가 너무 많고, 상황이 불확실하다 보니까 과거보다 더 사람을 힘들게 만들 수 있는 거죠. 인식이 많이 바뀌었다고 느끼는 게, 회사에서 '여기 괜찮으니까 가봐라'라고 해서 같은 회사분들이 정신과에 같이 다니는 경우도 있어요."
(허규형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조규홍 복지부 장관, 정신건강 정책 혁신방안 발표](http://img.sbs.co.kr/newimg/news/20231205/201866336_1280.jpg)
심각성을 인지한 정부는 최근 '20~34세 청년층의 정신건강검진 주기를 기존 10년에서 2년으로 단축해 조기에 개입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건강검진을 할 때 2년에 한 번씩 우울증·조현병·조울증 등에 대한 검사 문항을 추가해, 위험군으로 분류되면 심층 검사를 진행하는 방식입니다.
보건복지부는 청년층을 우선 대상으로 삼은 이유에 대해 "조울증·조현병 등 발병 시기가 20~30대이고, 조기 발견 시 적절한 치료를 거쳐 회복할 수 있다고 알려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더 깊고 인사이트 넘치는 이야기는 스브스프리미엄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http://img.sbs.co.kr/newimg/news/20230829/201826819_1280.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