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시즌을 준비하는 스토브리그. 정치컨설팅 〈스토브리그〉에서 대한민국 대표 정치분석가들과 한국 정치를 컨설팅해드립니다.
'4·10 총선'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여야가 막바지 공천 결과를 발표하면서 대진표가 거의 완성돼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특히 민주당 공천을 둘러싼 잡음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 4일, 컷오프된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당의 결정을 수용한다"며 당 잔류 의사를 밝혔는데요, 또 다른 곳에서 공천 논란이 제기됐습니다.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에 전략공천된 권향엽 전 청와대 비서관을 두고 '사천'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권향엽 전 비서관은 대선 당시 대표 배우자실 부실장을 역임했던 인물이기 때문입니다. 논란이 커지자 민주당에선 권향엽 전 비서관의 공천을 철회하고 다시 경선을 치르기로 했습니다. 여기에 이재명 대표는 '사천' 논란에 "가짜 뉴스"라며 법적 조치를 언급했습니다. 민주당 공천 논란, 어디까지 이어지는 걸까요?
이번 <스토브리그>에서는 두 컨설턴트와 함께 끝나지 않는 민주당 공천 논란에 대해 짚어보았습니다.
임종석의 '당 잔류' 결정 그 이후
윤태곤 실장(더모아 정치분석실)은 임 전 실장이 이재명 대표의 '대항마'가 됐다고 평가했습니다.
윤태곤 실장
이재명 대표가 임종석 전 실장의 위상을 엄청나게 키워줬다(고 봐요). 사실 임종석 실장의 결이라는 게 문재인 정부의 비서실장을 했지만 '친문 적자' 이렇지는 않거든요. 이른바 족보를 따져보거나 사람들의 인맥을 따져보거나 그보다는 86그룹의 상징성이 더 크죠. 근데 어쩌다 보니까 친문 적자에다가 이재명의 제일 큰 대립각에 서 있는, (대항마의) 인물이 돼서 (당을) 안 나갈 것 같다(고 보는 거죠). 총선 이후에 보면 결국 '또 누가 대표가 되냐' 이야기가 있을 텐데, 그때 '(임 전 실장이) 제일 높은 위상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민주당을) 안 나가고 뒤를 볼 것 같다'.
임 전 실장 대신 서울 중·성동갑에 전략공천된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은 임 전 실장에게 '선대위원장'을 맡아달라 제안하기도 했는데요. 박성민 대표(정치컨설팅 MIN)는 임 전 실장이 민주당의 선거를 도와주는 것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의견을 보였습니다.
박성민 대표
이제 와서 탈당하지 않고 있는 이유는 모르겠지만, 임종석이 전현희 선대위원장을 맡고, 이재명 대표 선거운동을 돕는다? 이거는 더 비루해 보이고, 비굴해 보여요. 이미지상으로도 별로 도움이 될 것 같지 않고, (임 전 실장이) 탈당하지 않는 것으로서 이재명 대표한테 타격은 덜 입혔으니까 (임 전 실장이 이 대표에게 할 수 있는 최선은) '조금 쉬고 싶다' 뭐 이런 정도는 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박 대표는 임 전 실장이 새로운미래에 합류하지 않은 이유를 짚어보기도 했습니다.
박성민 대표
임종석 실장은 정말 나가기 어려웠을 것 같아요. 임종석이 나가는 건 문재인 전 대통령의 뜻으로 읽혔을 거고, 그건 거의 분당 수준인데 총선 앞두고 이 정도의 분열은 '(민주당) 패배의 빌미를 제공하는 거다' 이런 압박이 저는 사방에서 있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민주당에서 공천 파동이 벌어진 이유
박성민 대표
역사적으로 공천 학살이라고 표현할 정도의 공천 파동은 보수 정당의 몫이었어요. 민주당은 한 번도 그런 적이 없어요.
2000년에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가 김윤환, 이기택, 이수성, 조순 다 날렸거든요. 그건 정말 누가 봐도 공천 학살이에요. 주류들을 다 날린 거니까. 두 번째는 학살까지는 아닌데, 2008년에 (당시) 박근혜 의원이 이명박 대통령 측 한나라당 공천을 보면서 '국민도 속고, 저도 속았습니다' 이러면서 친박 무소속 연대 등 25명이 당선되고, 친박연대도 그때 14명 당선됐던 일이 있었어요. 세 번째는 2016년에 유승민 전 의원이 공천 배제되면서 진박감별사들이 나오고 난리가 났었죠.
이게 '왜 보수 정당에서만 벌어졌냐?'하면 보수 정당이 주류고 힘이 있기 때문에 쳐내려는 게 있었던 거고, 민주당은 비주류고 약하니까 연대하려면 다른 탈당한 사람 끌어오기도 바쁜데 뭘 내칩니까. 근데 이번에 보면 2017년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이후, 민주당이 주류가 되면서 지난번에 180석을 하다 보니까 이번에 처음으로 공천 학살이 벌어지고 있는 거예요. 주류가 됐기 때문에.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