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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서방 보란 듯…"신장위구르 인권 침해" 제재 관리 승진시킨 중국

[월드리포트] 서방 보란 듯…"신장위구르 인권 침해" 제재 관리 승진시킨 중국

송욱 기자 songxu@sbs.co.kr

작성 2021.10.20 11:15 수정 2021.10.20 14:18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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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장위구르자치구의 소수민족 인권 침해 혐의로 여러 서방 국가에서 제재를 받은 중국 관리가 티베트(시짱자치구, 西藏) 지역의 최고위직에 임명됐습니다. 중국 관영 통신사 신화통신은 19일 왕쥔정(王君正) 신장생산건설병단 당위원회 서기가 티베트 당 서기로 승진 임명됐다고 보도했습니다.
 

"서방 제재 무시…티베트 관리 강화"

58세인 왕쥔정은 2019년부터 신장에서 당 부서기와 정법위 서기, 신장생산건설병단 서기를 맡았습니다. 지난 3월 유럽연합(EU)은 왕쥔정을 포함한 중국 관리 4명과 준군사 조직인 신장생산건설병단의 공안국을 인권침해 혐의로 제재 리스트에 올렸습니다. 제재 대상은 해당 국가 비자 발급, 금융 시스템 이용, 관할권 내 자산 보유 등이 금지됩니다. EU가 인권유린과 관련해 중국을 제재하는 건 1989년 톈안먼 사태 이후 32년 만입니다.

미국 등도 기존 제재 명단에 빠져 있던 왕쥔정과 천밍궈(陳明國) 신장 공안청 청장을 추가로 제재했습니다. 당시 왕쥔정은 "유럽연합과 미국, 영국, 캐나다는 인권을 앞세워 거짓말과 허위 정보로 제재를 가했다. 개인적으로 이들 나라에 가는 것에 관심이 없으며, 이러한 곳에 예금을 한 적도 없다. 이른바 제재라는 것은 종이 낭비일 뿐이다"라고 주장했습니다.

티베트 당서기로 승진한 왕쥔정 (출처: 바이두) 
미국 등 서방 국가와의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중국 공산당이 왕쥔정을 티베트 책임자로 임명한 것은 서방의 제재를 신경 쓰지 않겠다는 것과 티베트에 대한 관리를 강화 하겠단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풀이됩니다. 티베트는 신장과 함께 소수민족 인권 문제가 제기돼온 지역입니다. 지난해 말 미국 의회는 티베트인의 인권을 지지하는 등 티베트에 대한 미국 정부 지원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티베트 지원법'을 의결했고, 이에 대해 중국 정부는 내정 간섭이라며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티베트 방문한 시진핑 주석 (출처: 광명일보)
 
게다가 티베트는 신장과 마찬가지로 분리독립 운동이 일어난 곳이자 국경 분쟁을 겪고 있는 인도와 접경 지역이어서 안보와 군사적으로도 중요한 지역입니다. 지난 7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집권 이후 처음으로 티베트를 공식 방문해 "티베트 분리주의에 맞서 정치·이념 교육을 강화하고 안정성을 유지하는 확고한 요새를 건설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왕쥔정의 승진은 서방 제재에 대한 무시와 함께 소수 민족 인구가 많은 지역에서 역량을 보여준 관리들에 대한 베이징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평가했습니다.
 

시진핑 체제 공고화…"중국의 모든 시계는 20차 당대회로 향해 간다"

중국 공산당은 티베트와 함께 헤이룽장성, 장쑤성, 장시성, 후난성의 당 서기도 교체됐습니다. 헤이룽장성 서기로 임명된 쉬친(許勤) 허베이성 성장은 시진핑 주석의 역점 사업인 슝안 신구 개발을 주도해 온 인물입니다. 앞서 지난 1일에는 산둥성 당서기로 산둥성 성장을 지낸 리간제(李幹傑)가 임명됐습니다. 57세인 리간제는 중국 31개 성 직할시 자치구 당서기 가운데 가장 젊은데, 시 주석의 모교인 칭화대학에서 원자로 분야 석사 학위까지 받은 '테크노크라트'입니다. 안후이성도 정산제(鄭柵潔) 저장성 성장으로 교체됐습니다.

시진핑 주석 
다음달 8∼11일 열리는 중국 공산당 19기 중앙위원회 6차 전체회의(19기 6중전회)를 앞두고 이뤄진 주요 지도부 교체는 시진핑 주석 체제를 더욱 탄탄히 하기 위한 진용 구축이란 평가가 나옵니다. 이번 6중전회는 시 주석의 장기 집권 여부가 결정되는 내년 제20차 당 대회를 앞두고 열리는 전체회의인데, 특히 '당의 100년 분투의 중대한 성취와 역사 경험에 관한 결의'를 심의할 예정입니다. 중국 공산당사에서 1945년 마오쩌둥, 1981년 덩샤오핑 때에 이어 3번째 역사 관련 결의인데, 시 주석의 장기집권 정당성을 강조하는 내용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문일현 중국 정법대 교수는 "중국은 지금 정치·경제·사회·외교안보 등 모든 분야의 어젠다가 내년 20차 당대회에 맞춰져 있다. 지난 7월 창당 100주년 기념행사를 시작으로, 6중 전회, 내년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 3월 양회를 거쳐 당대회로 가는 일정"이라고 현 상황을 평가했습니다. 시 주석이 내세운 '공동부유'(共同富裕'의 기치 아래 기업들은 막대한 규모의 기부금을 내고 있고, 학교에서는 '시진핑 사상' 학습 과목이 생겼습니다. 사회적 문제를 일으켰거나 공산당의 정책에 반하는 행동을 했던 연예인들은 '정풍 운동'으로 퇴출되고 있습니다. 각종 규제와 법뿐 아니라 맹목적으로 애국주의를 표출하는 중국의 젊은 누리꾼 집단인 '샤오펀훙'(小粉紅)을 앞세워 체제를 비판하는 목소리를 없애고 있습니다. 20차 당대회가 예정된 내년 가을까지 시 주석 장기집권을 위한 순탄한 길이 펼쳐질지, 중국이 어떤 모습으로 변해갈지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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