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진범 논란이 일고 있는 화성 연쇄살인 8차 사건과 관련해서 범인으로 지목돼 20년간 옥살이를 했던 윤 모 씨의 자필 진술서가 공개됐습니다. 경찰이 불러주는 대로 '받아쓰기'를 했다고 본인은 기억한다는데, 경찰이 오늘(4일) 윤 씨를 다시 불러 거짓말 탐지기 조사 등을 벌일 예정입니다.
강민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8차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됐던 윤 모 씨가 경찰 조사 때 작성했다는 자필 진술서입니다.
범행 동기와 당시 상황이 적혀 있는데 어미가 바뀌는가 하면, 윤 씨가 평소 쓰지 않는 표현이나 한자어가 많이 쓰였습니다.
[윤 씨/'화성 8차 사건' 복역 : 자필로 썼다는데, 나는 자필로 썼다기보다는 받아쓴 걸로 기억이 나요. 형사가 이렇게 써라 얘기했는데….]
윤 씨는 당시 글을 쓰는 데 어려움을 겪었는데, 그렇다 보니 범인으로 검거되기 8개월 전, 혐의와 관련 없는 다른 조사에서는 수사관이 진술서를 아예 대필해주기도 했습니다.
윤 씨 자필 진술서에 경찰 관여가 전혀 없었다고 보기 어려운 대목입니다.
또, 당시 결정적 근거였다고 알려진 윤 씨 체모의 핵종을 분석한 국과수 감정서조차 윤 씨가 아닌 이춘재에 오히려 더 부합하다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하지만 당시 수사 관계자들은 강압 수사나 가혹행위는 없었다는 입장이고, 일부는 여전히 취재진의 연락을 피하고 있습니다.
[화성 8차 사건 담당 형사 : (맡으셨던 사건 관련해서 여쭤보려고 연락 드렸는데요.) 그거에 대해선 말할 생각 없어요.]
윤 씨는 오늘 경찰에 4번째로 출석해 법 최면과 거짓말 탐지기 조사를 받을 예정입니다.
윤 씨의 재심 청구는 다음 주 중 이뤄질 예정으로 화성 8차 사건의 진실 규명이 속도를 낼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