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의 색을 가진 마을 가게에 사람들이 찾아오기 시작하면 건물주들이 월세를 올려서 결국은 대형 프랜차이즈들에게 밀려납니다. 이런 현상이 전국에서 일어나고 있는데요, 이에 지지 않고 마을의 매력을 지키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옛 방앗간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서울 연남동의 한 가게에는 장인이 손수 짠 참기름이 있습니다. 마을 사랑방 역할을 했던 방앗간의 기능을 살려 이곳에선 이웃이 함께 책도 보고 다과도 나눠 먹는데요, 이 특별한 공간을 차린 사람은 소셜 벤처 '어반플레이'의 홍주석 대표입니다.
그는 방앗간, 철물점 등 옛 정취가 밀려난 자리에 거대 자본과 프랜차이즈 업체가 생겨 기존의 지역 가게들이 점점 사라지는 게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어떻게 하면 소상공인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까 하는 고민 끝에 그가 찾은 답은 '연결'이었습니다. 동네 창작자와 소상공인, 그리고 소비자를 모아 연결하는 겁니다.
우선 동네에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매력적인 창작자들의 작품을 찾아 나섰고 그다음은 작은 카페나 빈 공간을 섭외해 창작자들을 위한 전시 공간을 마련했습니다.
덕분에 골목 곳곳은 축제의 장으로 변해 방문객이 크게 늘었다는데요, 다른 지역과의 연결도 기획하기도 했는데 이렇게 크고 작은 연결의 이야기와 마을 소상공인의 사연은 한 잡지에 실려 더 많은 이들에게 전해졌습니다.
한 사회공헌 재단에선 사회 혁신가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서 홍 대표처럼 지역 재생에 관심 있는 이들의 경험과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공장지대를 활용하는 등 재개발, 재건축 같은 큰 공사를 하지 않고 문화의 힘만으로 도시가 되살아나길 바란다는데요, 자본 논리에 맞서 도시를 되살리려는 이들의 노력이 도시의 풍경을 조금씩 바꾸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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