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시설에서 화재 참사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서울시와 함께 한 전통시장을 점검해봤는데, 사고를 키우는 안전불감증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었습니다.
노동규 기자가 동행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시 단속반과 한 전통시장을 찾았습니다. 여기저기서 끌어온 전깃줄이 건물을 어지럽게 뒤덮고 있습니다. 누전 차단기는 밖에 노출돼 있고 전등 위엔 먼지가 켜켜이 들러붙었습니다.
[김은수/전기기술사 : 이런 먼지들이 굉장히 많이 끼어 있거든요. (스위치 켜면) 스파크가 먼지를 타고 화재로 번질 수 있는 문제가 있습니다.]
식당 안으로 들어가 봤습니다. 문어발식 콘센트는 예사고 주방 위엔 전선이 어지럽게 엉켜 있습니다.
[주방에서 물을 사용하기 때문에… (위험합니다.)]
가스관 바로 옆에 붙은 콘센트는 보기에도 아찔합니다.
[(열화상 기기에) 빨간 게 보이죠? 이게 과열이 되고 있다는 겁니다.]
옥상은 더 심각합니다. 재래시장 옥상엔 상인들이 쓰는 엘피지 용기들이 이렇게 보관함도 없이 불안한 상태로 노출돼 있습니다.
[박광복/가스기술사 : 지금 쓰러지려는 걸 간신히 잡고 있는 거죠.]
3m 이상 떨어진 곳에 가스를 공급할 땐 철로 된 관으로 연결해야 하지만, 그냥 고무호스로만 연결돼 있습니다.
[박광복/가스기술사 : 호스가 잡아당기고 있어요. 지금. 부러지면 큰 사고가 날 우려가 있습니다.]
불이 났을 때 급히 써야 할 소화전은 상인들이 쌓아놓은 물건들로 가로막혀 있습니다.
지난 3년간 서울에서 발생한 화재로 숨지거나 다친 사람은 808명, 한해 150억 원 안팎의 재산 피해를 냈지만 안전불감증은 여전합니다.
(영상취재 : 한일상, 영상편집 : 김호진, CG : 서승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