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시부터 집무실로 이동하는 11시까지, '이그제큐티브 타임(executive time)'으로 불리는 개별 업무 시간이 시작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좋아하는 FOX뉴스채널의 아침 토크쇼 방송 'Fox and Friends'를 틀어놓고서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월스트리트저널 같은 신문들을 제목 정도만 휘휘 넘겨본다고 합니다. 이 시간대에 참모와 측근들을 수시로 호출하기도 한다는데요, 켈리 비서실장을 비롯해 장녀이자 백악관 고문인 이방카 부부, 홉스 백악관 공보국장이 단골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오늘 하루 주요 이슈에 대한 정리 시간을 가지면서 본격적으로 트위터에 소식을 쏟아내기 시작합니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과 트위터의 관계를 중세 영국의 아더왕과 그의 보검 엑스칼리버에 비유하기도 했습니다.
이제 집무실로 '출근'할 시간입니다. 오벌 오피스에서는 브리핑과 회의, 전화 통화가 이어집니다. 전화 통화가 특히 잦다고 하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여러 대의 휴대전화를 가지고 있습니다. 참모들은 각 전화마다 '트럼프 1', '트럼프 2'로 별칭을 붙이고 있다고 하네요.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휴대전화보다는 교환대를 거치는 유선전화 통화를 선호한다고 합니다. 벽면에 설치된 멀티스크린을 통해 각종 TV뉴스를 시청할 수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한 번에 한가지 채널만 본다고 합니다.
전화 통화 대상은 다양합니다. 오래된 친구부터 전직 참모들, 여기에 뉴스앵커들과도 조언을 듣거나 아니면 그날 보도에 대해 씩씩대는 차원에서 통화를 한다고 합니다. 하고 싶은 게 있음 참지 못하는 트럼프 대통령이지만 지난해 7월 4성 장군 출신 군기대장으로 불리는 켈리 비서실장이 오고 나서는 눈치(?)를 본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켈리 실장이 대통령에게 걸려오는 모든 전화를 스크린하는 한편, 폭풍 트윗도 업무 시간에는 자제하도록 통제한다는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켈리 실장의 통제에 짜증을 내기도 한다는데 최근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 문제를 놓고 켈리 실장과 불화설이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오후 6시 업무시간이 끝나면 트럼프 대통령은 다시 관저로 돌아갑니다. 이제부터는 자유 시간입니다. 업무 시간에 못한 전화나 트윗을 자유롭게 하는 시간입니다. 지인들과 직접 통화를 하면서 자신의 하루 활동에 대한 피드백을 받고, 자신이 페이크 뉴스라고 규정한 주류 언론에 대한 비판을 쏟아냅니다. 트윗은 자정을 넘어서도 종종 이어지는데,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수면 시간이 하루 4~5시간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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