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1987'에서 故 이한열 열사 역을 맡아 묵직한 감동을 선사한 강동원은 신작 '골든 슬럼버'에서 대통령 후보를 죽였다는 누명을 쓴 택배기사 건우로 분했다. 두 편 연속 사회적 약자로 분해 '소신'과 '정의'에 대해 생각해보게끔 하는 역할을 맡았다.
17일 오전 서울 압구정 CGV에서 열린 영화 '골든 슬럼버'의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강동원은 "7년 전 처음 원작을 접하고 한국에서도 리메이크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제작사 영화사 집 대표(이유진)에게 리메이크를 제안했다"고 밝혔다.
영화의 원작은 일본 이사카 코타로의 동명 소설이다. 강동원은 인기 원작에 대한 부담감에 대해 "소설이 가진 메시지를 관객들에게 최대한 잘 전달해야한다는 사명감이 있었다. 열심히 했다. 부담보다는 최대한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강동원은 "극 전체를 이끌고 가는 인물이다. 어떻게 하면 관객이 지루하지 않게 볼지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 건우라는 인물에게 감정을 몰입해서 관객이 잘 느낄 수 있게 중점을 두고 연기했다"고 말했다.
또한 "건우는 정말 평범한 사람이다. 그에게 일어난 사건은 누구에게라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이 영화 만들면서 제일 크게 생각했던 지점 중에 하나가 많은 억울한 일을 겪으신 분들게에 조금의 위로가 되면 어떨까 싶었던 거였다"고 영화에 참여한 의미있는 이유를 밝혔다.
강동원에겐 원톱 주연으로서의 티켓 파워를 다시 한번 점쳐보는 시험대같은 영화기도 하다. '검은사제들', '검사외전', '마스터' 등 대선배(김윤석, 황정민, 이병헌)와 연기 호흡을 맞춘 영화들은 500만 이상의 관객을 모으며 흥행 배우 대열에 올라섰지만 웝톱 주연으로 나섰던 '가려진 시간'은 51만 명을 그치며 흥행에 실패한 바 있다.
지난해 외조부 친일파 논란으로 홍역을 앓긴 했지만 최근 민주화 운동을 다룬 영화 '1987'에서 의미있는 역할을 하며 안티마저도 팬으로 만드는 등 기세가 좋다.
이번 작품은 '마이 제너레이션'(2004),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2006)를 만들며 독립영화계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노동석 감독의 첫번째 상업영화다. 강동원이나 감독에게나 손익분기점 돌파는 중요한 숙제다.
노동석 감독은 “원작에서 중요한 소시민이 큰 시스템 안에서 겪는 두려움, 누군가 나를 위해 내 편이 돼줄 수 있는가라는 생각은 최대한 살릴 수 있게 노력했다”고 연출 방향을 밝혔다.
앞서 공개된 예고편에서 위너의 멤버 강승윤이 '골든 슬럼버'를 불러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강동원은 "우리 영화가 가진 가장 큰 주제 중 하나가 ‘친구들의 우정’이다. ‘골든슬럼버’라는 곡은 비틀즈가 흩어진 이후에 다시 모이게 만들고 싶어서 만든 곡으로 알고 있다. 영화의 이야기와도 잘 맞는 곡이라 좋아한다"고 OST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골든 슬럼버'는 오는 2월 14일 개봉한다.
<사진 = 김현철 기자>
(SBS funE 김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