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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농구 대통령'의 아들, 새로운 농구 대통령 꿈꾼다!

프로 진출 앞둔 허훈 "형과 아버지 모두 뛰어 넘고 싶어요"

[취재파일] '농구 대통령'의 아들, 새로운 농구 대통령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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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처럼 국가대표 되가지고 태극마크를 단 다음에 저도 농구 코트에 허훈이란 이름을 남기고 싶어요.” (2009년 7월, SK유망주 캠프)


“아빠를 더 훨씬 뛰어넘는 선수가 되겠습니다. 농구 대통령처럼” (2010년 9월, KCC훈련장)

대학농구리그 MVP를 수상한 허훈
까까머리 중학생 시절부터 농구 선수 허훈은 자신감이 넘쳤습니다. ‘농구 대통령’으로 불리는 아버지가 비교될 수도, 부담이 될 수 도 있었지만, 오히려 아버지를 넘어서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당당하게 앞으로 나갔습니다. 10년 가까이 세월이 흘러 이제 대학 졸업반이 된 허훈은 대학 마지막 무대를 화려하게 장식했습니다. 지난주 고려대와 정기전에서 30점을 몰아치며 7년 만의 정기전 승리를 이끌었고, 이번 주에는 대학리그 결승 2경기에서 평균 16.5점에 11.5어시스트를 기록하며 2년 연속 우승과 MVP를 휩쓸었습니다.

다음 달 프로농구 신인 드래프트를 앞두고 자신의 가치를 입증한 허훈을 만나 농구와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취재파일] '농구 대통령'의 아들, 새로운 농구 대통령 꿈꾼다!
Q)올 시즌 초반에는 라이벌 고려대에 2연패 했는데, 마지막에 가장 중요한 순간 3연승을 한 비결은?

초반에는 부상도 있었고, 국가 대표팀에 차출돼 팀 경기에 많이 빠지면서 몸도 안 됐던 것 같은데, 정기전을 준비하면서 팀 운동도 계속 열심히 해왔기 때문에 그런 부분이 준비가 잘되다 보니까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아요. 그리고 또 모든 게 마음먹기에 달렸거든요. 의지도 굳게 먹고 안 좋은 모습을 씻어내려고 마인드 부분을 좀 더 신경 썼던 게 좋은 결과로 나왔던 것 같아요.

Q)아버지가 막판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조언을 해주셨나요?

고려대와 정기전 전에 아버지가 전화하셔서 “그냥 너답게 해라. 못해도 되니까” 그렇게 말씀 하셨는데 그런 말이 저한테는 힘이 됐던 것 같아요. 제가 그 전부터 계속 경기력이 안 좋았기 때문에 내심 걱정이 좀 있었는데 아버지의 그런 전화를 한통 받고 나서 힘이 나기도 하고 뭔가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던 것 같아요.

Q)아버지가 평소에 조언이나 칭찬을 많이 해주시나요?

잘 아시다시피 칭찬은 잘 안하고 칭찬보다는 쓴 소리를 많이 하시죠.

Q)그래도 형 허웅과 본인 가운데 칭찬을 좀 더 받은 사람이 있다면?
(허훈보다 2살 많은 형 허웅은 2014년도에 얼리 엔트리로 프로농구 동부에 입단했지만, 빠르게 프로 무대에 적응하며 2015~2016, 2016~2017 두 시즌 연속 올스타 투표 1위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칭찬보다는 아무래도 제가 쓴 소리를 좀 덜 들었어요. 저희 형은 농구를 늦게 시작한데다 장남이기도 해서 아버지가 형한테 쓴 소리를 엄청 많이 했거든요. 근데 저는 둘째여서 그 사이에서 눈치를 좀 보다가 ‘이건 하면 안 되겠구나’ 하고 그렇게 행동했던 것 같아요.

Q) 아버지와 형보다 키가 작은 게 좀 아쉽지 않나요?

(3부자 가운데 허재 감독의 키가 188cm로 가장 크고, 허웅은 186cm, 허훈은 181cm입니다.)
어떻게 다시 태어날 수도 없고 제 키에 만족하면서 제 키에서 최대한 장점을 뽑아낼 수 있도록 연구하고 많이 분석해서 그에 맞는 플레이를 보여드려야죠.

허훈은 다음 달 프로농구 신인 드래프트에 나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합니다. 허훈은 현재 1~2순위 지명이 유력하기 때문에 이변이 없는 한 상무에 있는 형 허웅이 돌아올 다음 시즌(2018~2019)부터는 형제간 맞대결이 화제가 될 전망입니다.

Q) 신인 드래프트 1순위 지명, 그리고 프로 무대에 대한 부담감은 없나요?

1순위로 가면 개인적으로 큰 영광이겠지만, 1순위가 아닌 2순위로 가더라도 빨리 팀에 적응하고 그 팀의 색깔에 맞추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프로의 벽은 높다고 생각하지만, 주눅 들지 않고 항상 하던 대로 저만의 플레이, 허훈다운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제일 우선인 것 같아요.

Q) 프로에 가면 형과 같은 팀에서 뛰고 싶나요? 아니면 다른 팀에서 맞대결을 펼치고 싶은가요?

상대팀으로 붙고 싶은 마음이 더 큰 것 같아요. 대학교 때도 같이 있어봤지만, 아무래도 잘 안 맞는 것 같아서. 하하~ 형제가 한 팀에서 같이 뛴다는 것 자체가 오글거리기도 하고, 그래서 아예 상대팀으로 제대로 붙고 싶어요.

Q) 형과 맞대결하면 이길 자신은 있나요?

일단 제가 프로에서 제대로 경기를 뛰게 된다면 지지 않아야죠. 어차피 승자가 있고 패자가 있으니까 악착같이 해서 무조건 이겨야죠. 농구 코트 안에서는 형제가 아닌 선후배니까 악착같이 물고 늘어져야죠. 형이라고 봐주는 게 없을 것 같고 오히려 더 물어뜯고 패기 있게 해서 한 번 승리를 해보겠습니다.

Q) 허웅은 프로 무대에서 올스타 투표 1위까지 했는데, 형이 이렇게 인기가 있을 줄 예상했나요?

몰랐죠. 대학교 때만 해도 형이 인기는 별로 없었는데, 갑자기 프로에 와서 올스타 팬 투표 1위하니까 우리 형 맞나 약간 이런 생각도 들고, 저 형이 왜 팬 투표 1위지 이런 생각도 들고. 하하~

Q) 형의 인기 비결은 무엇인 것 같아요?

아무래도 조그만 얼굴, 그리고 몸매 자체가 좋기 때문에 다들 좋아해 주시는 것 같아요.

주관식 질문에 이어 객관식 질문도 몇 개 던졌습니다. 허재 감독와 허웅, 그리고 허훈 본인의 사진을 준 뒤 질문에 맞는 사진을 들어 답하도록 요청했습니다. 사진을 보자마자 허훈 선수가 던진 첫 마디는 “셋 다 코가 참 똑같아요.” 였습니다.

Q) 3부자 가운데 가장 잘 생긴 사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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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자신이요. 부모님이 이렇게 저를 잘 나아주셔서 저는 제 자신을 정말 사랑하고 제 자신을 믿고 제가 제일 잘생겼다고 봅니다.

Q) 3부자 가운데 농구를 제일 잘 하는 사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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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아버지죠. 이거는 뭐 범접할 수 없는 것 같아요. 이거는 누가 와도 (아버지 사진) 이걸 골랐을 것 같아요.

Q) 두 형제 가운데 누가 더 아버지를 닮은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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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모는 저희 형이 아버지를 좀 더 닮은 것 같아요. 저는 엄마를 더 닮고 형이 아빠를 더 닮았다고 생각합니다. 농구는 저하고 형이 아버지를 반반 닮은 것 같아요. 어떤 면은 형이 아버지의 장점을 가져가고 어떤 면은 제가 가져가고 그런 것 같아요.

허훈은 모든 질문에 밝은 얼굴로 거리낌 없이 답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아직도 아버지를 뛰어 넘을 자신이 있는지, 부담감은 없는지 물어보자 중학생 시절보다는 조금 더 성숙하지만 한결 같은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부담이 안 된다면 거짓말이지만 그런 부담감은 제가 앞으로 농구를 하면서 계속 있을 거고 그런 부분을 잘 이겨내서 한 단계 성장해야 좋은 선수가 될 거라고 믿고 있습니다. 농구 선수로서 최고가 되려면 아버지를 뛰어넘어야 된다고 생각하고, 최고가 되기까지 열심히 할 테니까 많이 찾아 와주셔서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허훈 카카오톡 사진
‘허재의 아들’, ‘허웅의 동생’이 아닌 농구 선수 허훈의 이름을 한국 농구사에 새기겠다는 22살의 기대주는 이제 자신의 SNS에 ‘초심’이라는 단어를 새기고 새로운 농구 대통령이 되기 위해 힘찬 도약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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