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게티이미지/이매진스
지난 8월 17일 치러진 통합 대한볼링협회 회장 선거가 부정 선거였다는 주장이 폭로돼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가 진상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대한볼링협회 회장 선거에 직접 관여했던 원로 볼링인 K씨는 SBS와의 전화 통화에서 “김길두 현 대한볼링협회 회장의 돈을 받고 불법 사전 선거운동을 했다”고 털어놓으며 증빙 자료를 제출했습니다. 주요 내용은 이렇습니다.
이름만 대로 알만한 유명 볼링인 K씨는 지난달 20일 서울 송파경찰서를 방문해 관련 사실을 알리고 김길두 회장으로부터 받은 입금 내역 자료도 제출했습니다. 담당 경찰관이 “이게 사실로 드러나면 당신도 처벌받게 되는데 그래도 상관없느냐?”고 물었는데 K씨는 “내가 한 일이 죄가 된다면 달게 받겠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K씨는 지난주에는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에도 이런 내용의 진정서를 보내며 강도 높은 조사를 촉구했습니다.
오는 10월 5일 신임 회장 선거를 앞두고 있는 대한체육회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습니다. 만약 김길두 회장의 당선이 무효가 된다면 대한볼링협회에 할당된 체육회장 선거인단 구성에도 변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입니다.
대한체육회의 진상 조사에서 김길두 회장은 K씨의 폭로 내용이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완강히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회장은 SBS와의 통화에서도 “나는 K씨에게 돈을 보낸 적이 없다. 다른 사람이 내 이름으로 돈을 보낸 것이다. 경찰에 출두해 모든 진상을 밝히겠다”고 말했습니다. 김 회장의 말대로라면 K씨가 없는 증거를 조작해 자신을 무고하고 있다며 억울하다는 입장입니다.
이밖에도 볼링 관계자들은 현 대한볼링협회의 행정과 관련해 수많은 의혹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그 대표적인 사례 가운데 하나가 현 집행부가 국가대표 획득 상금 잔액 1억2천1백만 원을 관리해 왔는데 현재잔고가 24,438,172원(2015년 대의원총회 자료)으로 약 9,500만원에 대한 사용 출처가 불분명하다는 것입니다.
또 국가대표 전지훈련 비용을 충당한다는 구실로 국가대표 선수가 각종 국제대회에서 상금을 획득할 경우 선수는 30%는 갖고 협회에 70%를 납부하게 하는 비정상적이고 구시대적인 작태를 계속하고 있다는 주장이 연이어 폭로되고 있습니다.
볼링은 올림픽 종목이 아니라는 이유로 대한볼링협회는 다른 경기 단체만큼 지원과 관심을 상대적으로 적게 받은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것이 불법과 구태의 면죄부가 돼서는 안 됩니다. 오랫동안 ‘비정상의 정상화’를 주창해온 문화체육관광부와 관리 감독 기관인 대한체육회는 철저한 진상 조사를 통해 K씨의 말이 사실이지, 아니면 허무맹랑한 무고인지를 조속한 시간 안에 명백히 가려야 합니다.